승객들 버리고 홀로 도망쳤던 ‘세월호 선장’이 보낸 옥중 편지 공개

By 김연진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리며, 용서를 빌고 기도합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선장이었던 이준석 씨가 옥중 편지를 보내왔다.

‘세월호 참사 5주기’였던 지난 16일, 팽목기억공간조성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장헌권 서정교회 목사가 이를 공개했다.

이날 장헌권 목사가 공개한 내용은 지난해 11월부터 이씨와 주고받은 편지의 일부다.

이씨는 편지를 통해 항상 죄책감을 느끼고 살고 있으며, 유가족들에게 용서를 빈다는 내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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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용서받지 못할 큰 죄를 짓고 항상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는 저는 자신을 자책하면서 하루도 지난날들을 잊어 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

또 “때로는 악몽에 시달릴 때도 있다”고 고백했다.

이어 “하루하루 기도하지 않으면 더 큰 우울, 괴로움이 찾아올 것 같아 반성하고 기도드리며 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지금도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슬픔,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 힘들게 지내시는 모든 유가족님들에게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리며 용서를 빌고 기도합니다”고 사죄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저 자신이 미워지고, 저 자신에게 화만 날 뿐”이라며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 답답하고 가슴이 아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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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생각하지도 않은 곳에 고장이 생긴다”며 “이 모두가 노화에서 오는 것 같아, 세월 이기는 장사 없다는 옛말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이씨는 승객 476명이 탑승하고 있던 세월호가 침몰하기 시작하는데도 어떤 퇴선 지시도 하지 않았다.

단지 “움직이지 말고 대기하라”는 방송을 했을 뿐이다.

방송 직후 이씨는 승객들을 세월호에 두고 먼저 탈출했다. 이후 살인 혐의로 재판을 받은 그는 지난 2015년 무기징역이 확정돼 순천교도소에서 수감 중이다.

그후 세월호 사건은 지난 2018년말 미수습자 5명을 끝내 찾지 못하고 마지막 수색이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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