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셨을 때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들은 좌심방이 커지고 이완 기능도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사람들은 과도한 음주를 지속할 경우 심장에 문제가 생길 위험이 크다.
삼성서울병원 연구팀은 심장 관련 질환이나 증상이 없는 성인 남성 854명을 대상으로 초음파검사를 통해 음주가 심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본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의 좌심방 크기는 평균 29.42㎖/㎡로, 술을 입에 대지 않는 사람보다 7%가량 커져 있었다. 특히 평소 마시는 술의 양이 많으면 많을수록 좌심방의 크기가 컸다.
좌심방이 커져 있는 기준은 1주일에 마시는 알코올이 196g(소주 반병)을 넘어설 때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이를 넘어선 음주는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에게는 독약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좌심방용적지수가 커지면 심장의 이완 기능도 함께 떨어지게 된다. 이 때문에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이 술을 많이 마시면 심장 노화도 빨라지고, 결국 노인성 부정맥의 위험이 커진다.
이는 술을 마시고 나면 체내에서 생성되는 아세트알데하이드란 독성 물질 때문이다.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은 이 물질에 특히 더 취약해서 아세트알데하이드가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누적돼 심장의 구조에도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얼굴색에 변화가 없던 사람들도 붉어지는 사람들만큼은 아니지만, 과도한 음주를 한 경우 좌심실의 크기가 커지고 이완 기능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술을 마셨을 때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은 되도록 음주를 피하거나 아주 조금만 마셔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알코올중독 임상시험 연구’(Alcoholism Clinical & Experiment Research)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충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