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에 손주를 데리러 갔던 치매 할아버지가 경찰에 입건됐다.
지난 27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정확히 1년 전인 2018년 6월 27일 발생한 이같은 사건이 재조명됐다.
당시 전남 광양경찰서는 78세 최모 할아버지를 어린이집에서 두 살배기 아이를 납치한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사연은 이러했다.
할아버지는 이날 딸의 부탁을 받고 어린이집에 다니는 외손주의 수업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손주를 데리러 갔다. 그렇게 한 아이의 손을 잡고 어린이집을 나섰다.
할아버지는 불편한 몸으로 지팡이를 짚은 채 아이의 어린이집 가방을 들고, 다른 손으로는 아이의 손을 꼭 잡았다.
길을 건널 때는 혹시라도 아이가 다칠까 차가 오는지 조심히 살피면서 데리고 갔다.
집으로 가서도 기저귀를 갈아주고 먹을 간식까지 챙겨준 할아버지. 그런 할아버지가 검거됐다니 어찌 된 일일까.
이날 할아버지는 손주가 아닌 엉뚱한 두 살배기 남자아이를 데리고 나왔다.
할아버지 본인도, 할아버지 가족들도 몰랐으나 할아버지는 치매 초기였다.
이후 할아버지는 집에서 검거됐다. 그때까지 할아버지와 함께 머물렀던 아이는 울거나 거부하지 않고 잘 지내고 있었다.
할아버지 가족들은 이번 일로 할아버지가 치매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전해졌다.
당시 경찰은 “보호자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아이를 보내준 어린이집 교사 잘못이 크지만, 딱히 적용할 수 있는 처벌 규정이 없어 할아버지만 입건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