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업계의 큰손’으로 꼽히는 손정의(孫正義·손 마사요시)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쿠팡에 2조원대 추가 투자를 결정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잇따라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업체 간 경쟁도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최근 쿠팡에 20억 달러(약 2조2500억원)의 투자를 결정했다.
이는 2015년 6월 10억 달러(1조1000억원) 투자 이후 3년 만에 이뤄진 추가 투자로, 국내 인터넷 기업이 유치한 외부 투자금 가운데 최대 규모다.
투자 방식은 3년 전과 마찬가지로 신주 발행을 통한 증자에 소프트뱅크가 참여하는 형태로 알려졌다.
쿠팡은 소프트뱅크의 지분율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소프트뱅크는 쿠팡의 기업가치를 90억 달러(10조1천억원)로 평가하고 그 평가에 기반을 둬 이번 투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투자 당시엔 쿠팡의 기업가치를 50억 달러(5조5천억원)로 평가했다.
3년 만에 쿠팡의 기업가치를 2배 가까이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쿠팡의 매출은 2014년 3485억원에서 올해 5조원으로 4년 새 14배 성장했다.
직간접 고용인원도 2015년 5500명에서 이달 기준 2만4천명으로 늘었다.
소프트뱅크는 전망 있는 해외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로 유명하다.
손 회장이 그동안 투자한 중국 알리바바, 인도 전자상거래업체 스냅딜, 핀란드 모바일 게임업체인 슈퍼셀 등도 모두 ‘대박’을 터트렸다.
쿠팡에 대한 두 차례 대규모 투자가 주목을 받는 이유다.
소프트뱅크는 이번에도 쿠팡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손 회장은 이번 투자와 관련해 “김범석 쿠팡 대표가 보여준 거대한 비전과 리더십은 쿠팡을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리더이자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인터넷 기업 중 하나로 성장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가 중국이나 미국에 비교해 작고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해 수익성이 악화하는 상황이어서 일각에선 손 회장의 투자 배경에 다른 속내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쿠팡의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손 회장이 높은 지분율을 바탕으로 쿠팡을 인수·합병해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 직접 진출할 것이란 추정도 나온다.
쿠팡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소프트뱅크는 한국 시장과 쿠팡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한 것”이라며 “급성장하는 한국 시장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으며, 쿠팡을 확실한 1위 업체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은 세계적인 IT기업을 지향하는 만큼 기술 투자가 핵심”이라며 “투자금을 IT 전문가 등 인력 채용, 새로운 서비스 개발, 기존 서비스 고도화 등 3가지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