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선풍기 전자파 ‘심각’…”어린이·노인은 사용하지 말아야”

By 이 충민

손 선풍기 13종에서 높은 수치의 전자파가 측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시중에 판매 중인 손 선풍기 13종의 전자파를 측정한 결과 12개 제품에서 높은 수치의 전자파가 측정됐다고 20일 밝혔다.

센터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 사이 서울 시내 백화점과 할인마트 등에서 손 선풍기를 구매해 전자파를 측정한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대상 13종류 중 12종류의 손선풍기에서 매우 높은 수치의 전자파가 발생하고 있었다.

바람개비가 없는 1개의 한국산 모델만 거리에 상관없이 전자파가 발생하지 않았고 바람개비가 있는 나머지 12개의 모델(중국산 9개·한국산 1개·미확인 2개)은 측정기와 밀착시켰을 때 중국산에선 최대 170μT, 국산에선 160μT가 측정됐다.

일상적으로 노출될 경우 소아 백혈병 발병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 전자파 수치인 0.4μT(WHO 기준)를 훌쩍 뛰어 넘었고, 정부의 전자파 인체 보호 기준인 83.3μT도 초과했다.

연합

12개 제품 평균치를 살펴보니 측정기를 바람이 나오는 표면에 댄 경우 64.8μT, 5cm 정도 거리를 둔 경우 3.8μT로 15cm 이상 떨어뜨려야 0.4μT 아래로 내려갔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바람개비 팬으로부터 조금만 거리가 떨어져도 전자파의 세기가 크게 낮아졌다며 머리와 얼굴로부터 25cm 이상 떨어뜨린 상태에서 사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센터는 “어린이와 임산부는 손 선풍기를 쓰지 않는 게 예방 차원에서 좋겠지만, 꼭 써야 한다면 어린이는 손을 쭉 펴서, 어른은 손을 약간 구부리는 정도의 거리에서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13개 중 12개 제품들이 버젓이 KC 인증과 전파 인증을 받았다는 점이다.

시민 단체는 예방 차원에서 전자파에 취약한 어린이나 임신부는 손 선풍기를 되도록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