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장애인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성공한 ‘열 손가락 없는 산악인’ 김홍빈(57) 대장이 하산 도중 실종됐다.
지난 18일(현지 시간) 김홍빈 대장은 파키스탄령에 있는 해발 8,047m 브로드피크를 등정했다.
브로드피크는 세계에서 12번째로 높은 봉우리로, 이로써 김홍빈 대장은 장애인으로는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성공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정상 등정에 성공한 뒤 김홍빈 대장은 “코로나로 지친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장애인 김홍빈도 할 수 있으니 모두들 힘내십시오”라는 응원 메시지를 남겨 감동을 안겼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같은 날 하산하는 과정에서 해발 7,900m 지점 낭떠러지로 추락해 실종됐다.
김홍빈 대장이 구조 요청을 보낸 뒤 현지에 있던 해외 등반대가 실종 현장을 찾았지만 구조에 실패했다.
현재로선 김홍빈 대장이 빙하가 갈라져서 생긴 좁고 깊은 틈인 크레바스에 빠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홍빈 대장은 지난 1992년 북미 대륙 최고봉인 매킨리(6,194m) 등반에 나섰다가 조난을 당해 심각한 동상을 입고 열 손가락을 모두 절단하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김홍빈 대장은 ‘다시 한번 시작해보자. 나와 같은 처지인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자. 나는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도전했다.
2019년, 히말라야 13좌 등정에 성공한 뒤 마지막 1개인 브로드피크만을 남겨뒀다.
마침내 지난 18일 브로드피크 정상에 오르면서 14좌 완등이라는 소식을 전할 수 있었다. 장애인으로는 누구도 해내지 못한 최초의 기록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김홍빈 대장이 ‘무사귀환’이라는 기적을 새로 쓸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