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에서 실종됐던 77세 할아버지가 실종 사흘 만에 무사히 발견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지난달 소방당국은 같은 달 13일 오후 8시 58분께 “전날 홀로 설악산에 산행을 간 가족이 연락이 안 된다”는 실종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이튿날부터 특수구조단과 소방헬기 등을 현장에 투입해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찾지 못했다.
수색 3일째가 되도록 실종자는 발견되지 않았고, 이날 오후 5시 24분쯤이었다.
“현재 계곡에서 탈진상태로 추위에 떨고 있습니다, 도와주세요”라는 문자가 119에 접수됐다.
이후 수색 당국이 위치추적 등을 통해 7개조로 나눠 수색을 벌인 끝에 몇 시간 뒤 77세 남성 A씨가 오후 9시 48분쯤 계곡 옆에서 발견됐다.
구조 당시 A씨는 부축을 받아 스스로 걸어 내려올 정도로 비교적 양호한 상태를 보였다.
평소 산행 경험이 많았던 A씨는 등산용 랜턴, 휴대전화 보조 배터리 등 각종 장비를 꼼꼼히 챙겨 이번 산행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등산용 보온 점퍼 등 복장 또한 제대로 갖춰 입었기에 영하권의 추운 날씨 속에서도 사흘이나 버틸 수 있었다.
이후 조선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A씨는 한 해 한 해 나이를 먹으면서 건강하게 등산할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 산에 올랐다가 사고를 당했다고 밝혔다.
등산 도중 나무에 붙은 안내 표지를 봤고, 정해진 등산길이 아니었지만 표지를 따라가도 길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표지를 따라갔다가 길을 잃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밥과 과자, 과일, 물을 든든히 챙겨 오른 등산에서 조난된 뒤 A씨는 조금씩 음식을 나눠 먹으며 버텼다.
또 해가 지고 날씨가 추워지자 체온을 유지해야겠다는 생각에 등산용 랜턴을 모자에 매단 뒤 잠을 자지 않고 해가 뜰 때까지 밤새 걷기도 했다.
그렇게 버텼음에도 3일째가 되면서부터는 젊은 여성이 눈에 나타나는 등 환영이 보이기 시작했다. A씨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러다가 목숨을 잃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다행히 몇 시간 뒤 기지국과 A씨의 휴대전화가 연결돼 구조 요청 문자를 보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