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상 미세먼지가 태평양의 10배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돼 국내 미세먼지 중 상당 부분이 중국에서 비롯된 것으로 확인됐다.
KBS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두 달가량 서해에서 실시된 중국발 오염원 측정 실험 결과 중국발 미세먼지 수치는 예상보다 심각했다.
기상 관측선과 항공기 및 인공위성까지 동원된 이번 조사에서, 중국 대륙에서 서풍이 불 때 1세제곱센티미터당 관측된 미세먼지 수가 평균 6천여 개로 조사됐다.
이는 남풍이 불 때보다 50%가량 많고, 태평양과 비교하면 10배가 넘는다. 공장과 자동차 등 오염원이 없는 바다 위임을 생각하면 이례적인 수치다.
중국발 먼지 띠도 인공위성으로 확인됐다.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4월 19일, 중국 북부에서 한반도 중부 지방까지 노란색 먼지 띠가 나타났다.
당시 기류를 역추적했더니 중국 수도권 부근에서 서해 북부 해상을 거쳐 날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미세먼지의 상당 부분이 중국에서 비롯된 것으로 확인된 셈.
이 같은 상황은 점차 심각해질 전망이다.
중국은 경기 부양을 위해 올해 미세먼지 감축 목표치를 5%에서 3%로 낮췄고, 앞으로 한반도와 가까운 산둥성 일대에 석탄 화력발전소를 대거 건설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이 분명해지자 정부가 외교적 압박을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국제법상 ‘주권 면제’ 원칙 때문에 중국 정부를 직접 법정에 세우기 쉽지 않고, 중국 정부 역시 오염물질 배출 실태에 대한 자료 공개에도 매우 비협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병천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민적 관심이 된 게 벌써 수년이 지났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가 있다, 이제는 중국에 구체적인 정보를 요구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미지=KBS1 뉴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