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에는 사람에게 길들었지만 다시 버려져 가혹한 생존환경에 놓인 동물들이 있다.
그런 동물 중 하나가 길고양이다. 자연계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잊어버리고 도시에 적응한 길고양이들은 생존의 위험에 처해 있다.
용케 적응했더라도 개체 수가 마구 늘어나,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기도 한다.
이런 길고양이들의 생존과 사람과의 공존을 돕는 작은 공간이 마련됐다.
서울 서초구는 지역 내 산책로 등 21곳에 ‘길고양이 급식소’를 마련한다고 9일 밝혔다.
길고양이 급식소는 연중 내내 설치되는 것은 아니다.
고양이 출산시기인 매년 4월에 맞춰 한시적으로 설치·운영된다.
‘급식소’답게 고양이 사료가 비치돼 고양이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면서 마음 편히 음식물을 먹을 수 있게 된다.
사료는 서초구에서 지원하며, 그밖에 급식소의 청결과 관리를 위해 자원봉사자 70명이 담당자로 배치된다.
자원봉사자들은 급식소를 깨끗하게 유지하고 부서진 곳은 없는지 등을 살핀다.
급식소는 무분별하게 늘어나는 길고양이 개체수를 관리하는 용도로도 쓰인다.
자원봉사자들이 급식소를 점검하다가 중성화 수술을 받지 않는 고양이가 발견되면, 즉시 포획해 인근 동물병원에 보내 수술을 받도록 한다.
길고양이와 주민의 공존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서초구 측은 밝히고 있다.
한편, 길고양이 급식소는 2017년 시범운영을 거쳤으며 가로 0.5m, 높이 0.4m 규모 노란색 목재상자 형태로 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