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발생한 강원도 고성지역 산불은 ‘국가재난 사태’로 지정될 만큼 큰 피해를 남겼다.
소방청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 4일까지 총 4천337건의 산불이 발생해 피해면적이 3천77만1천여㎡에 달했다. 산불로 여의도 면적의 10.6배 규모의 숲이 사라진 것이다.
우리나라는 고온 건조해지는 봄철이 되면 산불의 위험성이 매우 높아진다. 그중 강원도 동해안 지역에 유독 산불이 잘 나는 것은 지형적 요인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푄현상으로 불리는 편서풍이 태백산맥을 타고 넘을 때 고온 건조한 공기를 몰고 오는데 이때 강풍이 불면 화재가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엄청난 피해를 줬던 산불이 대부분 강원도 동해안 지역에서 일어난 것이다.
국립산림과학원 삼림보전복원연구과 강원석 박사는 강원도 고성과 삼척의 산불피해 산림을 20년간 관찰한 모니터링 연구 결과를 6일 밝혔다.
모니터링 연구 자료에 따르면 산불 피해를 본 숲의 계곡은 어류, 수서류, 개미류, 포유류, 토양 순으로 복원이 이뤄지는데 어류는 3년, 수서 무척추동물은 9년의 시간이 걸렸고 개미가 돌아오는 데는 13년이 걸렸다. 20년이 지난 후, 산불 피해를 보지 않은 곳에 비해 참나무 숲은 60% 수준으로 복원됐으나 소나무 숲의 키는 31%에 그쳤다.
강 박사는 “동물의 경우 산불에서 회복된 숲으로 돌아오는데 최소 30년 이상은 필요하다”면서 “산림 토양은 회복이 가장 오래 걸리는데 숲 생태계 순환 속 동물과 미생물의 활동이 있어야만 예전 수준의 회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강 박사는 “강풍으로 불이 훑듯 지나가면 나무 겉면과 지표면만 타게 된다. 탄 물질들이 떨어져 유기성분이 되며 피해 복구를 돕기도 한다. 하지만 서서히 태우고 지나가면 이마저도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산불 뒤 2년 정도까지는 토양 유출량이 많아 산사태가 일어날 가능성도 매우 높아진다.
산불이 난 곳은 토양이 산성화 돼 나무가 자라기 어렵다. 그 때문에 산불로 망가진 산림의 생태계가 산불이 나기 이전의 토양으로 회복되기까지는 100년 정도의 긴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