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아! 태어나서 처음으로 편지를 써 보낸다”

By 이 충민

현재 온라인에서는 ‘엄마가 딸에게 처음 쓴 편지’라는 시가 깊은 감동을 주고 있다.

현재 전남도청 1층 로비에 전시된 이 할머니의 시는 전남도평생교육진흥원이 문해교육 프로그램의 성과를 알리기 위해 11일부터 전시하고 있는 작품 중 하나다.

이 시는 이렇게 시작된다.

“사랑하는 딸아! 태어나서 처음으로 편지를 써 보낸다…

너희들 소리를 들어도 그립고
날씨가 더위도 걱정스럽고
언니가 이 세상을 떠난 뒤 엄마는 겁쟁이가 되었나 보다

글을 배우면 가장 먼저 사랑하는 딸에게 편지를 쓰고 싶었는데
팔십고개에 편지봉투에 처음 써본 딸의 이름을 갓난 아기 너를 안아보듯이
가슴으로 품어 본다. 정말 행복하구나.”

온라인 커뮤니티

편지에 따르면 이 할머니는 큰 딸을 먼저 잃고 작은 딸마저 잃을까봐 평생을 노심초사하면서 지내온 것으로 보인다.

80세가 다 되어 뒤늦게 깨친 한글로 작은 딸에게 엄마의 사랑을 듬뿍 담은 시를 남겼다.

이 뭉클한 시는 목포공공도서관 훈민정음대학 지혜반의 77세 이삼단 할머니의 시로 제목은 ‘처음 써 본 편지’다.

한글을 깨치지 못했다면 이렇게 곱고 아름다우면서도 아쉬운 마음을 어떻게 남길 수 있었을까.

다른 어르신들의 시도 몇 편 소개해 본다.

“팔십 평생 다른 이름으로 살다가 어릴적 우리 엄니가 불러준 진짜 내이름 ‘김봉례’, 이제야 내 손으로 내이름 석자 김봉례를 써보았다( 곡성군 김봉례- 내이름)”

“오늘 날짜 이천 십팔년이요 2018년/ 백번도 더 써본 것 같은데 지금도 가물거린다. /오늘의 날씨 말금, 말금이 아니라 겹받침 맑음이랍니다. / 오메! / 왜 근당가/ 아무래도 까마귀고기를 먹었는 갑다( 전남 목사동면 한연옥-까마귀 고기)”

“나는 아버지가 학교를 못 가게 해서, 그렇게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다. / 칠십넘어 한글과 끙끙 씨름합니다. 이제라도 공부할 수 있어 얼마나 좋은지 친구들과 함께 배워서 흥이 납니다. (목포공공도서관 배움반 박동임-공부)

“호미만 잡던손 연필잡다. 잘 안된다. 그래도 기쁘고 재미있다.( 보성 김병순-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