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후유증을 마라톤으로 치유”…풀코스 100회 완주 김두회씨

올해 환갑을 맞은 김두회(현대자동차 전주공장)씨가 최근 마라톤 풀코스 완주 100회를 달성했다.

마라토너들은 풀코스 100회 완주가 얼마나 대단한 기록인지 다 안다. 유명 마라톤 선수들도 사실 완주 횟수는 몇 번 안 되는 경우가 많다.

교통사고로 자칫 생명까지 잃을 뻔했던 일반인이 100회나 완주한 데 대해 주변에서는 “대단하다”는 말들이 쏟아졌다.

김씨가 마라톤에 처음 입문한 건 24년 전인 1996년. 37살 때였다.

마라톤 마니아 김두회씨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제공

그해 3월 1일 교차로를 지나던 김씨는 신호를 무시한 채 달려오던 무면허 음주 차량에 그대로 치이고 말았다. 자칫 생명까지 잃을 뻔했을 만큼 큰 사고였다.

6개월간 치료를 받아야 했지만, 다행히 목숨만은 건질 수 있었다.

대신 심각한 무릎 관절 통증 후유증이 남았다. 후유증은 그와 마라톤을 이어준 소중한 매개체가 됐다.

무릎 치료를 위해 매일 집 근처 학교 운동장과 전주 천변로를 달렸다.

그러면서 달리기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기사와 직접 관련없는 자료사진. 마라톤 장면 /Pixabay

찜질팩 없이는 한시도 견디기 힘들었던 무릎 통증이 가시기 시작했고 달리기에 매료됐다.

그는 용기를 냈다.

회사 마라톤동호회에 가입해 본격적인 마라톤 마니아로 거듭났다.

교통사고 이듬해인 1997년 전주∼군산 벚꽃 마라톤대회 10km 부문에 정식으로 출전해 완주했고 이후 몇 년간 내공을 다진 뒤 2001년 춘천마라톤대회에서 첫 풀코스 완주에 성공했다.

그리고 지난 24일 정읍에서 열린 동학 마라톤대회에서 대망의 풀코스 완주 100회 기록을 달성했다.

김씨는 풀코스 완주 100회를 비롯해 지난 24년 동안 100km 울트라마라톤 15회, 21km 하프코스 58회 등 하프코스 이상만 총 173회나 완주했다.

공식 대회에서 그가 달린 거리만도 6천943km에 달한다. 서울∼부산(450km)을 15번 이상 두 다리로만 달려갔다 온 셈이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달리고 싶다는 김 씨의 꿈은 세계 6대 마라톤대회를 완주하는 것이다.

2017년 로마대회와 프랑스 파리 대회에 출전해 풀코스를 완주했고, 오는 4월에는 미국 보스턴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목표의 절반을 달성한 셈인데, 앞으로 기회가 닿으면 일본대회와 독일 베를린대회, 미국 뉴욕대회에도 출전할 계획이다.

김씨는 ” 마라톤에 도전했기 때문에 새로운 인생이 펼쳐졌다. 인생의 굴곡처럼 힘들고 지쳐서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완주 후의 성취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크다”며 마라톤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그러면서 “위기는 곧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리는 ‘마라톤 전도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