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 서울 사당역 사거리에서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다.
폐지를 모아 길을 건너던 한 노인 역시 속수무책으로 비를 맞기 시작했다.
그런데 노인은 비를 맞은 폐지가 무거워지자 옮기는 걸 체념한 듯 주저앉아 고개를 떨군다.
이 장면은 당시 수천 개 넘게 격려의 댓글이 달릴 만큼 많은 네티즌들의 심금을 울렸다.
그런데 사연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 노인은 초기 치매 증상으로 길을 잃어 가족들로부터 실종신고가 들어온 상태였던 것.
사진을 본 딸의 친구들이 가족에게 연락했고 이 노인은 마침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고 한다.
사진 한 장이 가져온 기적이었다.
‘빗속 폐지 줍다 주저 앉은 노인’이란 이 제목의 사진은 ‘175회 이달의 보도사진상’ 수상작으로 서울신문 박지환 기자가 포착한 장면으로 알려졌다.
이후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도 이 사진을 보고 “치매에 대한 국가 책임이 절실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알려주는 사진”이라며 “기자의 안타까운 마음이 다 나타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