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행정안전부 청사 앞에 세워진 조형물이 기관 단체와 시민들로부터 4년 이상 민원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세종청사 17동 행정안전부와 소방천 본부 옆 대로변에는 ‘흥겨운 우리가락’이라는 이름의 한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갓을 착용하고 한복으로 보이는 옷을 입은 한 사내가 흥이 난 듯 양팔을 벌리고 있는 형상.
번쩍번쩍 화려한 은빛을 내 뿜는 이 동상이 왜 오래도록 논란이 된 것일까?
그 이유는 이 동상이 밤이 되면 ‘저승사자’처럼 보여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런 이유로 이 지역에서는 이 동상은 원래 이름이 아닌 ‘저승사자 동상’이라고 불린다.
이 동상이 처음 자리를 잡은 곳은 2014년 12월 22일 세종시로 이전한 국세청 앞이었다. 개청 50주년을 앞두고 힘찬 도약을 모색하기 위해 동상을 건립한 것이다.
그러나 머리에 쓴 삿갓과 눈동자 없는 안구, 입만 활짝 벌리고 있는 미소는 밤에 보면 영락없는 저승사자와도 같았다.
동상에 대해 국세청 내 외부의 잡음이 커지자 2015년 초 동상에 대한 국세청 직원을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했고 80%가 철거를 요구한 것으로 집계됐다.
극심한 반대에 동상은 완전 철거 대신 이전하기로 결정됐다.
그러나 이 지역과 인연이라도 있는 듯 멀리 가지 못하고 국세청사 맞은편 건물인 지금의 행정안전부 건물 옆에 자리 잡았다.
하지만 ‘저승사자 동상’ 논란은 작년 행정안전부가 세종시로 이전해 오면서 다시 불거졌다.
“재난 안전 헤드쿼터 앞에 저승사자가 도대체 뭐냐”, “국세청 직원들이 놀라서 이쪽으로 보내면 이 주변 사람들은 어쩌라는 거냐”는 반발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 동상은 다시한번 거처를 이동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아직은 이 조형물을 어디에 옮길지는 정해지지 않았고 조각 공원을 만들어 다른 조형물들과 함께 전시하거나 원작자에게 다시 돌려보내는 등의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