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방법으로든 어려움에 처한 분들을 도와드리고 싶었습니다.”
산불 이재민들을 위해 써달라며 아들 돌반지를 속초시에 기부해 화제가 된 최광우(47·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씨는 10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매스컴을 통해 전해지는 산불피해 지역의 처참한 모습을 보면서 어떤 방법으로든 어려움에 처한 분들을 도와드리고 싶어 반지를 보내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보내 드린 반지가 얼마 되지 않지만, 이재민들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최씨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늦둥이인 막내아들 돌을 맞아 지인들로부터 돌반지와 팔찌를 선물로 받았다.
돌잔치는 하지 않았지만, 지인들이 축하하는 의미에서 선물을 보내줬고 이를 보관하던 최씨는 지난 4일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에 모든 것을 잃고 길거리에 나앉게 된 이재민들의 처참한 모습을 TV를 통해 보고 난 뒤 이를 성금으로 기부하기로 했다.
최씨의 이 같은 결정에는 아내도 기꺼이 동의했다.
이에 최씨는 지인들로부터 받은 돌반지 5개와 팔찌 1개 전부를 상자에 담아 산불피해 지역에 써달라는 편지와 함께 우체국 택배로 속초시장에게 보냈다.
아내와 1남 3녀에 장모님까지 모시고 사는 최씨는 “농산물 도매시장에서 야채를 받아 식당 등에 납품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본인을 소개했다.
최씨는 “신선한 채소를 거래처에 납품하기 위해서는 새벽같이 시장에 나가야 하는 힘든 일이지만 힘들다기보다는 재미있게 일하고 있다”며 “반지를 성금으로 보낸 일이 외부로 알려져 쑥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장모님도 산불피해 지역 모습을 보고 무척 안타까워하셨고 반지를 보내드리는데 마음을 함께 하셨다”며 “이재민들이 하루속히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일 오전 속초시장실에는 발송지가 인천으로 돼 있는 우체국 택배 상자 하나가 배달됐다.
상자 안에는 A4용지에 볼펜으로 눌러 쓴 편지 한장과 리본으로 포장된 작은 상자 6개가 들어 있었고 내용물을 확인해본 결과 돌반지 5개와 팔찌 1개가 나왔다.
동봉된 편지에는 “얼마 전 막내아들 돌이었다. 지인분들이 축하해 준 금반지를 이웃과 함께 나누고자 보낸다. 반지 안에는 많은 사랑이 담겨 있다. 정말로 힘내셨으면 한다. 피해지역에 다 써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한편 돌반지와 팔찌를 산불 성금으로 받은 김철수 속초시장은 10일 오전 최씨에게 전화를 걸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