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 대표적인 여름철 관광지인 괴산군 화양계곡 인근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 11일 오전 펜션 입구에 종이상자가 놓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종이상자 속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 살펴보니 몰티즈 한 마리가 있었다.
몰티즈는 A씨를 보고 꼬리를 흔들며 반가워했다. 평소 사람들과 같이 생활했던 반려견으로 추정됐다.
A씨는 유기견으로 신고했고, 괴산군은 이 몰티즈를 동물보호소에서 관리하고 있다.
괴산군 관계자는 “몰티즈의 상태를 볼 때 그동안 사람들의 관리를 받아오다 유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여름 휴가철에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 화양계곡과 청천계곡 주변에서는 유기한 것으로 추정되는 반려동물들이 발견되곤 한다”고 덧붙였다.
유기 반려동물은 여름 휴가철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17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충북 도내에서는 총 3천551마리의 반려동물이 유기됐다.
지난해 6월에는 유기반려동물이 228마리였으나 여름 휴가철인 8월에는 배에 육박하는 413마리로 늘었다. 7월과 9월에도 각각 349마리, 370마리의 반려동물이 버려진 것으로 집계됐다.
2016년에도 7월과 8월에 각각 398마리, 394마리의 유기동물이 발생했다.
함께 휴가를 나섰다가 반려동물을 잃는 경우도 있지만, 고의로 휴가지에 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장시간 집을 비우면서 애견 호텔 등에 맡길 경우 비용이 만만치 않아 내다 버리는 사례도 많다.
이렇게 유기된 반려동물 가운데 입양되거나 원주인을 찾는 경우는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나머지 동물들은 동물보호센터의 여건에 따라 10∼40일간 지내다 죽음을 맞이한다.
지난해 충북 도내에서 유기된 동물 가운데 56%인 1천994마리만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았다. 19.9%인 708마리는 안락사했고, 14.7%인 525마리는 질병 등으로 자연사했다.
유기동물이 매년 증가하면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3월부터 반려동물 유기 때 부과하는 과태료를 현행 100만원 이하에서 300만원 이하로 상향 조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