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수개월간 폭행해 숨지게 한 10대 4명이 유명 브랜드로 휘감은 채 끝까지 사과 한마디 없이 검찰에 출석했다.
지난 19일 광주 북부경찰서는 친구를 집단으로 상습 폭행하고 돈을 빼앗다가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A(18) 군 등 10대 4명의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다.
이날 가해자들은 사건이 검찰로 송치되면서 경찰서 유치장을 나서 검찰로 향했다.
가해자 4명에게는 현장에서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다. 그러나 이들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질문 답변은커녕 “죄송하다”, “반성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
앞서 A군 등 4명은 숨진 피해자 B(18) 군의 아르바이트 월급 등 금전과 금품을 갈취한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이와 관련, 이들 가해자 중 일부는 수십만원에 달하는 명품모자를 눌러쓰고 얼굴을 가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나머지 가해자들 또한 고가 브랜드 의류와 신발을 착용하고 있었다.
이들은 그 차림 그대로 취재진 사이를 빠져나갔다.
A군 등 4명은 이달 9일 오전 1시께 광주광역시 북구의 한 원룸에서 B군을 수십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학교에서 만난 B군을 반강제적으로 붙잡아 두며 약 2달여간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상습 폭행을 저질렀다. 물을 받아놓고 머리를 박는 물고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노예처럼 부려먹으며 갖가지 심부름은 물론, 금품도 빼앗았다. B군이 꼬박 일해 모은 아르바이트 월급도 빼앗아 자신들이 먹고 마시는 데에 썼다.
2달여간 이어진 폭행에 숨지기 전 B군의 몸 상태는 엉망 그 자체였다. 경찰은 “가해자들이 피해자의 죽음을 충분히 예견·인식했다는 진술 등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이때 병원에 데려가면 B군은 살 수 있었다. 그러나 가해자들은 제대로 된 치료는커녕 오히려 B군의 처지를 촬영하거나 랩으로 지어 노래를 부르며 더욱 놀렸다. 결국 B군은 2달간의 집단 괴롭힘 끝에 숨졌다.
경찰은 이들 4명이 피해자를 상습폭행한 증거를 다수 수집하고, 잔혹한 폭행에 폭행 치사 혐의가 아닌 살인죄를 적용했다. 폭행치사 혐의는 3년 이상 징역형이지만 살인죄를 적용하면 5년 이상 징역에서 최대 사형까지 중형을 구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