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취업 준비생이 지난 23일 마포대교에서 투신하려는 시민을 온 힘을 다해 막아 화제가 되고 있다고 헤럴드경제가 전했다.
취업준비생 조상현(29) 씨는 지난 23일 오후 11시 자전거를 타고 마포대교를 지나던 중 한강에 투신하려는 변모(34) 씨를 목격했다.
상현 씨는 너무나도 놀랐지만 긴장하는 마음을 숨기고 일단 119에 신고했다. 그리고 변씨에게 천천히 접근했다. 일촉즉발의 상황이라 일단 급한 김에 아무 말이나 꺼냈다.
“여기 어떻게 온 거예요?” “어우~ 밑에 쳐다보니 무서워죽겠는데 우리 눈 보고 말해요.”
“몇 살이세요? 저는 스물 아홉이에요. 저랑 비슷한 또래처럼 보이는데요.”
변씨의 마음을 움직인 건 “몇 살이냐”는 질문이었다. 변씨는 상현 씨의 “나이가 비슷해 보이니 편하게 말하자”는 말에 발끈했다. “아니야, 내 나이가 더 많아”라며 변씨는 말을 놓지 말라고 했다.
상현 씨는 나이를 확인한 후 더욱 친근하게 대했다. “형, 근데 제가 너무 무서워서 죽을 것 같은데 일단 나와서 얘기해요.”
119 구조대가 오기까지 약 10분간 상현 씨는 결국 생전 처음 본 변씨의 ‘동생’이 됐고 변씨가 “떨어지면 죽을까?”라고 묻자 상현 씨는 능청스럽게 “안 떨어져서 봐서 모르겠는데, 많이 아프지 않을까요?” 되물었다.
상현 씨는 이러한 재치가 ‘상대방을 어떻게든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나온 것이라고 뒤늦게 전했다.
그는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무슨 말을 했는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그저 내 눈 앞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면 안 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변씨는 119 구조보트가 한강에 보이자 다시 대교 아래로 떨어지려고 몸부림을 쳤다. 그러자 상현 씨는 그 때부터 아예 온몸으로 그를 막아섰다. 그를 껴안고 붙잡고 구조대원이 올 때까지 가까스로 버텼다.
상현 씨는 변씨가 구급차에 올라타는 것을 본 뒤에야 온몸에 힘이 풀려 주저 앉았다.
소중한 생명을 구한 소감을 묻자 상현 씨는 미소를 지으면 답했다.
“이번 일은 분명 그의 인생이 달라지는 하나의 계기가 될 겁니다. 누군가의 인생이 달라지는 길목에 있어 영광스러워요. 또 그분 덕분에 저도 할 줄 몰랐던 일을 하게 돼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