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학생들이 주로 사용하는 리코더의 위생상태가 매우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장균은 물론 심지어 악기 케이스에서 납까지 검출돼 학부모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18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초등학생이 사용 중인 리코더 10개 중 9개에서 일반세균과 대장균군 뿐만 아니라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됐다.
황색포도상구균은 식중독뿐만 아니라 피부의 화농, 중이염, 방광염 등 화농성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균 중 하나로 면역체계가 완전하지 않은 어린이의 경우 성인보다 증세가 심할 수 있다.
리코더와 같이 입으로 불어 소리를 내는 악기는 내부에 침이 고이는 등 습한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에 세균이 번식할 우려가 높다.
소비자원이 초등학생이 음악수업에 사용한 리코더 리코더 93개(구강과 직접 접촉하는 리코더 윗관)를 대상으로 위생실태를 조사하자 일반세균은 대형할인마트 카트손잡이(2만460CFU)보다 약 312배, 대장균군은 공용기저귀교환대(20CFU)보다 약 32만 배 높아 오염 정도가 심각한 수준이었다.
리코더 11개(11.8%)에서는 식중독의 원인이 되는 ‘황색포도상구균’이 최대 19만CFU, 평균 2만1000CFU가 검출됐다.
연합뉴스
또 초등학생 225명을 대상으로 리코더 관리실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절반 이상인 131명(58.2%)은 사용 전후 세척 등 위생관리를 전혀 하지 않았다.
리코더와 같은 플라스틱 재질의 악기류는 흐르는 물에 씻는 것만으로도 일반세균이 98.6% 감소하고 세제로 씻을 경우 100% 제거할 수 있다.
아울러 악기 17개(리코더 6개, 멜로디언 6개, 단소 5개) 중 2개(11.8%) 제품의 케이스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2개 제품(멜로디언 1개, 단소 1개)의 케이스에서 중추신경 장애를 유발하는 ‘납’이 기준치 대비 3.5배, 간·신장 등의 손상을 유발하는 ‘프탈레이트 가소제’가 기준치 대비 최대 138.7배 초과 검출됐다.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소비자원은 어린이와 학부모 등에게 리코더 등 입으로 부는 악기는 반드시 세척한 후 사용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