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내기가 어려워 문 닫을 위기에 몰렸던 인천의 지역 아동센터에 기적 같은 소식이 찾아왔다.
두부 공장을 운영하며 재산을 모은 김애성(86) 할머니가 아동센터 자립 기금으로 2억원을 기부하기로 한 것.
김 할머니는 ‘월세도 내지 못해 존폐 위기에 처한 지역아동센터가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평생 모은 재산을 선뜻 내놓았다.
할머니는 1933년 충청도에서 태어나 5살 되던 해에 정미소를 운영하던 아버지를 따라 인천에 정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6·25 전쟁을 겪으면서 가족과 뿔뿔이 흩어진 김 할머니는 어릴 적부터 홀어머니를 모시고 가장 노릇을 했다. 사고로 남편을 잃은 뒤에는 세 자녀의 생계까지 도맡았다.
김 할머니는 이후 두부 배달로 생계를 잇던 중 타고난 수완을 발휘해 두부 공장으로 사업을 확장했고, 땔감을 찾으러 갔던 제재소에서 일을 배워 목재소까지 운영했다.
8년 전까지도 사업을 이어 온 김 할머니는 “자식들도 다 성장해서 제 살 길 찾아 잘 살고 있으니, 남은 돈을 좀 더 의미 있게 쓰고 싶었다”며 “가정 형편이 어려워 배 곯고, 마음껏 배움의 뜻을 펼치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이야길 전해 듣고 도와야겠다는 생각에 남은 돈 전부를 내놓게 됐다”고 밝혔다
평소에도 늘 주변과 가진 것을 나눠왔던 김 할머니는 사업도 단 한 번의 실패없이 성공했으며 자녀들도 모두 명문대에 진학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할머니에게 남은 재산은 전셋집뿐이지만 이 전세금도 ‘사후 기부’를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