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남양주 청학파출소에 현금 수천만 원과 귀금속이 담긴 손가방 하나가 분실물로 접수됐다.
청학파출소 경찰관들은 액수가 큰 만큼 주인이 금방 나타날 것으로 생각했지만 2주가 지나도 가방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상하게 생각한 청학파출소 조영주, 용상민 경장은 손가방이 떨어져 있던 놀이터 인근 CCTV를 분석한 후 탐문 조사를 통해 분실자로 추정되는 85세 A 할머니의 집을 찾았다.
하지만 “돈가방을 잃어버린 적 없느냐”는 질문에 A 할머니는 귀찮은 듯 “그런 적 없다” “잃어버린 적이 없다”는 대답만 되풀이 했다.
이상하다고 느낀 경찰관들은 대화를 시도했지만 쉽지 않았다. 할머니가 횡설수설하며 대화가 잘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찰관들은 포기하지 않았고 끈질긴 대화 끝에 결국 자녀의 전화번호를 받을 수 있었다.
연락을 받은 자녀들은 돈 가방을 보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가방에 든 현금 5천만 원과 귀금속은 A 할머니가 평생 모은 재산이었기 때문이다.
A 할머니는 평소 돈을 은행에 맡기거나 집에 보관하지 않고 가방 속에 넣어 들고 다니던 중 최근 치매 증상이 심해져 가방을 놀이터에 두고 왔던 것.
조영주 경장은 “혹시 범죄와 관련성이 있는 금품이 아닐까 걱정도 됐는데 결국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이 평생 모은 재산을 되찾아주게 돼 뿌듯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