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화재로 속초시 인근 지역이 막심한 피해를 입은 가운데, 화재 진압이 이뤄지던 당시 속초시 배달원들이 직접 불길을 누비며 사람들을 구출했다는 일화가 뒤늦게 알려져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 4일, 강원도 동북부에 발생한 산불이 고성군과 속초시 시내로까지 번지면서 주민들의 피난 행렬이 이어졌다. 주택가를 포함한 여러 건물 곳곳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고, 경찰차와 소방차가 일제히 화재 현장에 투입됐지만 처음에는 역부족이었다.
전국의 소방대원들이 시급히 차출돼 속초로 달려왔지만, 넓은 범위에 걸쳐 강렬하게 타오르는 불꽃을 상대하는 건 벅찬 일이었다. 소방관들은 화재의 최전선으로 달려갔고, 이에 따라 일부 장소의 화재는 방치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때였다.
부족한 일손과 긴급한 상황을 직시한 속초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구호 활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학교에 번지는 불길을 홀로 막아낸 선생님부터 맨손으로 불길을 잡은 동네 주민까지, 모두 필사적으로 화재와 싸웠다.
그런가 하면 특유의 기동력으로 미처 대피하지 못한 사람들을 구출한 ‘오토바이 부대’도 있었다. 그들은 속초 시내의 음식점에서 배달원으로 일하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오토바이를 타고 화재 현장을 누벼가며 고립된 사람이 있는지 확인한 후 구출했다. 한 배달원은 강원민방과의 인터뷰에서 “노인 등의 사람들이 혹시나 대피 못하면 어떡하나 싶어서 이곳저곳 돌아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밤을 세워가며 도로를 누빈 그들의 용기 있는 선행은 각종 소셜 매체에 소개되며 대중의 격려를 받고 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또 다른 영웅들이다. 존경스럽다’, ‘위험했을 텐데 용기를 낸 게 멋지다’, ‘진정한 의인들이다’ 등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