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만한 왕대추 봤니?”…보은 신품종 ‘천상’ 주문 쇄도

대추 주산지인 충북 보은의 한 농가에서 달걀만한 크기의 왕대추가 생산되고 있다. 알만 굵은 게 아니라 달고 아삭거리는 식감도 여느 대추를 능가한다.

‘천상(天上)’이라고 이름 붙인 이 대추는 농민 정용우(57)씨가 돌연변이 나무를 찾아내 반복적으로 접을 붙이는 육종과정을 거쳐 탄생시켰다. 2016년 국립종자원에 정식으로 품종 등록도 했다.

천상은 여느 대추에 비해 4∼5배 알이 굵다. 드물게 지름 60㎜, 무게 80g에 달하는 ‘대물’도 나온다.

당도 역시 32∼34브릭스여서 일반 대추(25브릭스 안팍)보다 달다.

3년 전 정씨 농장을 찾은 이시종 충북지사는 굵은 알과 단맛에 반해 방명록에 ‘신이 내린 대추’라는 글을 남겼고, 이듬해 방문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지금껏 맛본 최고의 대추”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연합

1만2천㎡에 달하는 정씨 농장에는 1천500그루의 천상대추가 자라고 있다. 이달 수확을 시작했는데, 어린아이 주먹만한 왕대추가 하루 200∼300㎏씩 쏟아져 나온다.

정씨는 “아직 나무가 어린 상태지만, 올해는 농사가 잘돼 3t가량 수확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소문을 듣고 벌써부터 주문이 쇄도한다”고 즐거워했다.

그의 대추는 크기에 따라 1상자(1㎏)당 3만∼7만원씩 출하된다. 만만치 않은 가격이지만, 한번 맛본 사람들의 재구매가 많아 없어서 못 팔 지경이다.

그는 다른 농가에 보급하기 위해 최근 5만 그루의 묘목을 생산했다. 전국에서 묘목을 구하려는 문의가 쇄도하지만, 그는 주변 농가에만 이 묘목을 공급할 계획이다.

정씨는 “새 품종은 대추에 치명적인 빗자루병이 없고, 낙과량도 적어 농사짓기 편하다”며 “보은 대추의 명성을 지키는 차원에서 당분간 외지 유출을 제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보은은 경북 경산과 더불어 전국 최대 대추 생산지다. 1천400여 곳의 농가가 740㏊의 농사를 지어 한 해 2천600t의 대추를 생산한다.

이곳에서는 이달 12∼21일 싱싱한 대추를 직접 맛보고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대추축제가 열린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