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아픈 할머니, 할아버지들 위해 탄생한 ‘장수 의자’

By 박은주

교차로 앞 건널목에 설치된 노란색 의자가 관심을 끌고 있다.

보행자들의 시선을 끄는 노란색 의자는 남양주경찰서가 자체 제작하여 설치한 일명 ‘장수 의자’다.

별내파출소 제공

경기 남양주경찰서 별내 파출소 유석종 소장이 발명한 장수 의자는 노인들의 무단횡단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막기 위해 만들어졌다.

경찰에 따르면 유석종 소장은 지난해 9월 별내동 한 아파트 경로당을 방문해 노인들에게 무단횡단을 하는 이유를 물었는데 예상치 못한 답변을 들었다. 바빠서 무단횡단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는 짧은 시간이지만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파 어쩔 수 없이 무단횡단을 한다는 것이다.

이 말을 들은 유소장은 환경을 개선해야 무단횡단을 줄일 수 있겠다고 생각해 오랜 시간을 고민했다. 그 끝에 탄생한 것이 ‘장수 의자’다.

별내파출소 제공

무단횡단을 안 하면 오래 살 수 있다는 뜻을 지닌 ‘장수 의자’는 높이를 노인의 앉은키에 맞추고 등받이에 고무 쿠션을 부착해 앉기 편하게 제작했다. 무게는 100kg까지 감당할 수 있다.

다른 보행자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게 신호등 기둥에 접이식으로 매달았으며 모서리 부분은 유선형으로 처리했다. 눈에 쉽게 띄도록 노란색을 선택했고 사용 시 어려움이 없도록 의자 사용법을 스티커로 제작하여 의자에 붙였다.

의자를 제작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남양주시 진접읍에 소재하는 (주)창대시스템의 도움을 받아 제품개발에 매진한 결과 약 4개월 만에 장수 의자 60개를 만들어냈다.

60개의 장수 의자는 보행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교차로를 우선으로 설치하고 은행이나 병원, 마트 등 생활 편의시설이 집중된 주요 교차로에 나머지를 설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