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강원 지역 산불은 크고 작은 훈훈하고 감동적인 이야기에서 안타까운 소식까지 많은 에피소드가 있었다.
산불현장에서 진화활동에 임하느라 자신의 집이 타고 있는 것도 내색하지 않은 소방관에 관한 소식이 있어 화제다.
9일 인제소방서에 따르면 인제 119안전센터 소속 구급대원 김지현(28) 소방사는 지난 4일 인제에서 발생한 산불로 비상소집됐다.
김 소방사는 이날 오후 7시께 비상근무 중인 상황에서, 고성에 있는 어머니로부터 본인의 집 바로 옆 펜션이 불타고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
김 소방사는 전화를 받은 후 부모님 걱정이 컸지만 소방대에 보고하지 않았다.
그는 환자를 이송하는 등 진화활동에 힘을 쏟았고 동료 대원들과 위험에 처한 군민을 돕는 데 최선을 다했다.
다행히 김 소방사의 어머니는 무사히 대피했지만, 결국 그의 집은 오후 8시 30분쯤 완전히 불에 타버렸다.
뒤늦게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제소방서는 다음날 오전 11시 김 소방사에게 특별휴가를 주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했다.
현재 김 소방사의 가족은 속초의 지인 집에서 생활하며 새로운 거주지를 알아보고 있으며, 김 소방사는 여전히 인근 지역 재해 복구에 힘쓰고 있다.
김 소방사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처음에 어머니 전화를 받고 가슴이 철렁했다. 하지만 밤새 고생하는 대원들과 위험에 처한 주민들을 보며 마음을 굳게 다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대원들도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나와 같은 생각과 행동을 했을 것이다. 하루빨리 재해복구가 돼 모든 분들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길 바라는 마음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