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내 모든 GP 철수·군사공동위 가동…9·19 군사합의서 적극 이행
조속한 전작권 전환 준비…내년 8월 한국군 작전주도 능력 첫 검증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20일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국방부의 2019년 대통령 업무보고는 남북 군사적 긴장완화의 가속화와 국방개혁의 본격 추진, 조속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준비로 요약할 수 있다.
국방부는 ‘국민과 함께 평화를 만드는 강한 국방’이라는 제목의 업무보고에서 ‘9·19 군사합의’를 적극적으로 이행해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의 추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또 ‘한반도 평화를 뒷받침하는 강한 군대’ 건설을 목표로 한 국방개혁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해 문 대통령 임기 내 국방운영과 병영문화, 방위사업 분야의 개혁과제는 대부분 완료하겠다는 게 국방부의 계획이다.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서는 한국군의 작전 주도 능력을 검증하는 첫 단계인 최초작전운용능력(IOC) 평가를 내년 8월에 실시하는 등 속도를 내기로 했다.
◇ DMZ 내 모든 GP 철수 협의…남북군사공동위 가동
국방부는 ▲ 지상·해상·공중 적대행위 중지 ▲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철수 ▲ DMZ 내 남북공동유해발굴 ▲ 한강하구 공동이용 보장 ▲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가동 등을 골자로 하는 9·19 군사합의를 지속해서 이행하겠다고 보고했다.
우선 남북 각각 11개 GP의 시범 철수에 이어 DMZ 내 모든 GP 철수를 위해 북측과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1953년 7월 정전협정 체결 이후 북측은 160여개, 남측은 60여개의 GP를 DMZ 내에 설치했다. 이는 우발적 무력충돌 방지를 위해 비무장지대를 설정한 정전협정 정신에 위배되는 것이었다.
남북은 GP 시범철수 이후 권역별 GP 철수 단계를 거쳐 궁극적으로 모든 GP를 철수하는 방안에 이미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평화수역 설치 문제 등 군사현안을 논의하는 남북군사공동위는 내년 상반기 중 가동하는 것이 목표다. 당초 연내 가동이 목표였으나 남북 협의 과정에서 출범 시기가 늦어지게 됐다.
국방부는 우리측 차관급, 북측 인민무력성 부상급을 위원장으로 분기 1회 정례적으로 남북군사공동위를 개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남북군사공동위에선 남북 국방장관 및 합참의장 간 핫라인 개설 문제도 논의된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남북 자유왕래는 연내 실현한다는 게 국방부의 목표다.
국방부는 “JSA 내 합동근무초소를 운용하고, 국내·외 관광객 방문을 확대하는 등 남북 간 상호 자유왕래가 가능토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4월부터 강원도 철원군 DMZ 내 화살머리고지에서 남북 공동유해발굴에 착수하기 위해 내년 2월 남북공동유해발굴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유해 공동발굴을 위한 DMZ 내 남북도로 개설은 이달 7일 완료됐다.
국방부는 북한의 9·19 군사합의 이행 관련 완벽한 검증체계를 유지하는 한편, 북한군 귀순 등 우발 상황에 대한 대응태세를 확립하고 발생 가능한 유형별 위협을 상정해 대응 매뉴얼을 보완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작년 5월부터 현재까지 육상(5회)과 해상(9회)에서 북한군 5명과 북한 주민 19명이 우리측으로 넘어오는 등 ‘귀순유도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 국방개혁 목표 “전방위 위협 대응 첨단과학기술 중심 전력구조로 개편”
국방부는 국방개혁에 대해 “(우리 군을) 전방위 안보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첨단과학 기술 중심의 전력구조로 개편할 것”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병력 중심의 기존 부대구조에서 탈피해 정예화된 부대와 병력구조로 개편한다는 게 지난 7월 국방부가 문 대통령에게 보고한 ‘국방개혁2.0’의 핵심이었다.
육군은 신속한 대응 작전이 가능한 부대로 개편된다. 내년 1월에 창설되는 지상작전사령부 예하에 다연장로켓(MLRS)과 전술지대지유도탄 등을 갖춘 화력여단이 창설되고 1개 기계화보병사단(20사단)은 해체된다.
육군은 초국가적·비국가적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특수전사령부 예하 대테러작전부대를 확대 개편하고 폭발물처리(EOD) 로봇 등 25개 장비와 물자를 확보하기로 했다.
해병대 1사단의 3개 연대는 3개 여단으로 증편되고, 상륙작전에 장애가 되는 요소를 제거하는 해군 특수전전단의 선견작전대대가 창설된다.
공군에선 고고도무인정찰기(HUAV)를 운용하는 정찰비행대대와 스텔기 전투기인 F-35A를 운용하는 전투비행대대가 각각 창설된다.
국방개혁에 따라 사이버작전사령부와 전비태세검열단이 국방부에서 합동참모본부 소속으로 변경되고, 국군체육부대와 유해발굴감식단, 정보본부, 안보지원사령부 등 4개 국방부 직할부대도 개편된다.
국방부는 또한 내년에 군무원 등 4천736명의 민간 인력을 증원해 행정부대로 보내고, 행정부대에서 근무하는 현역 군인은 야전부대로 보낼 예정이다. 장군 수는 현재 436명에서 내년에 405명으로 줄이고 2022년에는 360명으로 축소할 예정이다.
국내 방산업체 지원을 위해 방위력개선비 중 국내 투자 비중을 80%까지 확대하고 방산업체의 생산능력을 고려해 무기체계의 연도별 전력화 물량을 균형 있게 안배하기로 했다. 아울러 국방부 장관이 주관하는 방산업체 대표이사(CEO) 간담회를 6개월마다 개최하기로 했다.
한편, 국방부의 대통령 업무보고에 단골로 등장하던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비’나 ‘3축 체계(한국형미사일방어·킬체인·대량응징보복) 구축’ 등의 표현은 이번 업무보고에선 빠졌다.
국방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전방위 안보위협’의 정의를 보면 북핵을 우선으로 하고 잠재적 초국가적 위협이라고 돼 있다”며 “전방위 안보위협에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3축 체계 구축에 대해서는 “국방부에서 지속해서 추진하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 전작권 조기전환 준비…8월 첫 전작권 검증연습
내년에는 전작권 전환에 대비해 한국군의 작전 주도능력을 검증하는 첫 단계인 최초작전운용능력 평가가 실시된다.
최초작전운용능력 평가는 내년 8월에 실시되는 한미 연합 지휘소연습(CPX) 때 이뤄질 예정이다. 매년 8월에 실시되던 한반도 유사시 대비 전구급 지휘소연습은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었지만, 내년에는 명칭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전군의 노력을 집중해 내년 최초작전운용능력 평가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고 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작전권 전환 검증절차는 최초작전운용능력 평가에 이어 완전운용능력(FOC) 평가, 완전임무수행능력(FMC) 평가 등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내년에 최초작전운용능력 검증을 마치고 2020년 완전운용능력 검증, 2021년 완전임무수행능력 검증까지 마치면 문재인 정부 임기 내인 2022년에 전작권 환수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국방부는 전작권 전환 이후 연합방위 및 위기관리체제를 규정하는 근거문서의 초안도 내년 8월까지 완성하기로 했다.
한편 국방부는 병영문화 개선을 위해 일과 후 병사 휴대전화 사용 허용과 평일 병사 일과 후 외출 허용 등도 추진하고 있다.
국방부 당국자는 “병사 휴대전화 사용과 일과 후 외출 허용에 대해서는 현재 일부 부대에 시범적용하고 있다”며 “시범적용 결과를 분석해 연내 전면 시행 여부 및 시기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행시기는 내년 상반기 중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장병 인권보장을 위해 국가인권위원회 내 인권보호관을 설치, 운영키로 했다. 범죄로 피해를 본 장병을 보호하기 위해 국선 변호사도 지원키로 했다.
병사 휴가 때 지원하는 숙박비는 1만8천원에서 2만5천원으로, 선박요금 지원은 3만1천600원에서 4만180원으로 각각 인상된다.
유급지원병의 월 보수는 182만원에서 245만원으로 오른다. 병사 당직근무비는 평일 5천원에서 1만원, 주말 1만원에서 2만원으로 각각 인상된다.
예비군 동원훈련 보상비는 1만6천원에서 3만2천원으로 100% 인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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