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중학교를 나와서 남자고등학교에 가는 학생들이 수학 성취도가 대폭 올라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여학생들도 여중-여고출신이 남녀공학에 간 학생보다 성취도 향상폭이 컸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9일 ‘교육과정평가연구’ 5월호에 실린 서강대 연구진(임슬기·이수형) 논문에서 이같은 내용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분야에서 여성의 이과·과학기술전공 선택비율이 낮은데 따른 인력활용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기본연구다.
서강대 연구진은 수학분야에서 남녀학생의 능력 격차가 유의미한지, 일시적인지, 격차가 처음 나타나는 시점 등을 살펴봤다.
분석대상은 총 5만6천명이었으며 2009~2011년에 초6이었던 집단이 이후 중3, 고2가 됐을 때 성적을 남녀 비교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초·중·고 모든 단계에서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수학 성적이 뛰어났다.
차이는 초6~중3 단계에서 급격히 벌어졌지만 고2때는 다소 줄어들었다.
중·고등학교의 공학여부도 성별에 따른 성적차이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나타났다.
남중-남고, 여중-여고 학생이 남녀공학(고등) 학생보다 성취도 향상 폭이 컸으며, 여학생보다는 남학생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중·고등학교 모두 공학을 간 경우에는 고등학교 단계부터 여학생들의 성취도가 남학생을 앞지르기 시작하는 ‘역전현상’이 나타났다.
또한 연구진은 수학에 대한 흥미도에서는 여학생이 전반적으로 남학생보다 떨어졌다고 밝혔다.
다만 “수학 성취도의 성별 격차는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 아니라 가정·학교 등 후천적 환경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그 근거로는 ▲사교육 요인을 배재했을 때 중학교 단계서 성취도의 성별 격차가 60% 감소하는 점 ▲국제 학업성취도평가에서 일부 국가 여학생의 수학 성취도가 높게 나타났다는 사실 등을 들었다.
이어 “(고등학교 이전 단계에서) 여학생의 수학 흥미도 개선을 위한 다각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남중-남고 진학 시 수학 성취도가 높게 나타난 연구결과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2년 박현준·최재성(펜실베이니아 대학) 연구에서도 고등학생 1천700명의 국·영·수 학업성취도 향상을 분석해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남학생은 남고에 진학했을 때, 국·영·수 성적이 유의미하게 올랐고 특히 수학분야에서 성취도 향상이 두드러진다는 내용이 보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