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 디자이너 이미영(33·여) 씨의 ‘남성 전용 미용실’은 업계에서 특별한 미용실이다.
간판도 없다. 커트 비용은 무려 11만 5천 원이나 된다. 그런데도 아주 성황이다.
작년 기준으로 미용실을 연 지 1년 8개월 만에 하루 평균 20명의 고객을 상대했다. 그 기간만 따져도 1만 명이 넘는 남성들의 머리를 자른 것이다. 개인 매출만으로 월 5000만 원을 찍었다.
이렇게 잘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녀의 미모 때문일까? 아니다. 그녀가 바로 남성 탈모 고객의 근심을 어느 정도 해소해주기 때문이다.
그녀가 손을 대면 신기하게도 머리카락을 잘랐는데도 머리숱이 더 풍성해진다. 마치 마술 같다.
그녀는 “탈모 고객의 헤어스타일링을 제안하는 디자이너는 거의 없다. 남성 탈모 인구가 점점 늘고 있는데 그 고충을 덜어드리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녀가 개발한 기술이 ‘모류(毛流)’의 방향을 바꿔주는 펌이다. 뿌리를 꺾어주는 파마를 해서 머리카락이 자라나는 방향을 바꿔주고, 탈모가 진행 중인 부분을 덮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옆 머리마저 아예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펌으로 좋아질 수 있다는 것.
고객은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 탈모 전문 헤어 디자이너가 거의 없다 보니 손님들은 전국구에서 모여든다. 심지어 미국에서 미용실 정보를 듣고 한국 들어왔을 때 찾는 고객도 있다.
그녀는 “남성 고객만 받다 보니 ‘반쪽짜리 미용사’냐는 얘기도 들었지만 어디서든 저는 당당하다. 남성 고객만 받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더 많이 알리고 싶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네티즌들은 “작품 보니 인정할만하네” “욕하려다가 급 공손해짐” “틈새 공략하다 금광으로 가셨네” “심지어 얼굴도 예뻐” 등 의견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