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사진기자의 못 말리는 취재열정이 웃음을 자아냈다.
2018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27일 오후 4시 40분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남측 군사분계선 인근 소떼 길에 소나무를 김은 뒤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까지 산책했다.
다리 끝에 다다른 두 정상이 벤치에 앉아 진지하게 대화를 나눌 무렵, 완장을 찬 북한 사진기자가 다가와 근거리 촬영을 하기 시작했다.
촬영에 몰입한 북한 기자가 본의 아니게 실시간 방송 카메라를 막아 화면에서 김 위원장의 모습을 가리자 카메라는 급히 각도를 달리해 더 멀리 있는 카메라로 전환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다른 북한 기자가 또 나타나 화면 중심을 점유했다.
문 대통령과 진지하게 대화하던 김 위원장은 북한 기자의 과도한 촬영에 부담을 느꼈는지 기자를 바라보며 웃어보였다.
그러나 기자가 눈치를 채지 못하고 촬영을 이어가자, 김 위원장은 손을 내젓고 머리를 끄덕거리며 거듭 비켜달라는 뜻을 전했다.
기자는 마지못해 자리를 뜨면서도 마지막까지 뒷걸음으로 두 정상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북한 기자의 프로정신이 엿보이는 순간이었다.
임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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