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에다 높은 습도로 요즘 열대지방에 사는 것 같다는 이야기가 많다.
느낌만이 아니다. 경남 산청에선 실제로 열대과일 바나나가 주렁주렁 열리고 있다. 제주도에서 볼 수 있었던 바나나가 이제 한반도 경남까지 올라온 것.
SBS가 취재한 경남 산청의 거대한 비닐하우스에는 울창한 열대림이 펼쳐져 있다.
초록빛의 굵직한 바나나들을 덩어리 아랫부분부터 잘라 수레에 옮지고 있다.
작은 묘목이 1년 만에 6m까지 자라 튼실한 바나나가 주렁주렁 열렸다.
나무에서 수확한 지 일주일이 지나면 우리가 먹는 노란색 바나나가 된다.
이곳에서 바나나를 재배하는 강승훈 씨는 “타작물에 비해서 열에 강하기 때문에 점점 더워지는 기후에 바나나 재배가 유리해지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과일들과는 달리 길어진 여름은 폭염에 강한 바나나를 기르기에 좋은 조건이 된 것.
이 같은 현상은 지구 전체적으로 열대지역이 확장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열대지방에서 가열된 공기는 하늘로 올라간 뒤 위도 30도, 중위도 지방에서 내려오는데 이를 ‘해들리 순환’이라 한다.
그런데 이 열대지방에서 가열된 공기가 1970년대 위도 33도까지 올라오다 최근에는 35도까지 올라오고 있다.
따라서 위도 35도의 경남권까지 바나나 재배가 가능해진 것이다.
(이미지=SBS뉴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