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중국 스파이칩’ 의심 제품 쓰는 곳은?

By 이 충민

21세기 최대 해킹 스캔들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은 ‘중국 스파이 칩’ 사건을 일으킨 슈퍼마이크로 제품이 국내에도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조선일보가 13일 보도했다.

지난 5일 미국 블룸버그비지니스는 중국에서 만들어 애플·아마존 등 미국 IT회사에 납품한 데이터서버에 해킹을 통해 데이터를 빼내는 이른바 ‘스파이칩’이 숨겨져 있었다고 폭로했다.

이 매체는 스파이칩을 심은 주범으로 중국 인민해방군 산하 조직이라며 “미국 정부 전·현직 관리 및 애플 관계자 등 17명에게 확인한 보도”라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도 대기업이나 국가 안보와 관련된 여러 공공기관이 슈퍼마이크로의 제품을 납품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는 슈퍼마이크로 제품을 들여오는 총판이 10여 개나 된다. 이 총판들에 따르면 국내서 슈퍼마이크로가 만든 서버를 구입한 기업이나 대학, 공공기관들은 수십 곳에 이른다.

삼성이나 LG, 포스코같이 수많은 특허가 있는 대기업이나 SK, KT 등 이동통신사, 국가정보원이나 서울지방경찰청, 기상청 등 정부 기관,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국내 주요 대학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국책 연구 기관 등이 모두 이 회사 제품을 사용 중이다.

연합

슈퍼마이크로 수입사 관계자는 “슈퍼마이크로의 가장 큰 장점은 가성비”라며 “최근 몇 년간 국내 데이터 서버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슈퍼마이크로 제품 수입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국내에 수입된 슈퍼마이크로 제품은 총 49.8t 규모로 금액으로는 578만달러(약 66억원)가량에 이른다.

결국 슈퍼마이크로 제품을 납품받은 국내 정부기관과 기업들도 보안에 비상이 걸렸다. 슈퍼마이크로 제품을 쓰고 있는 민간기업 총 12곳을 취재한 결과 모두 해당 제품의 보안 문제를 검사 중이었다.

특히 국가 기간 통신망을 운영 중인 KT는 이번 스캔들이 터진 후 전수 조사를 통해 슈퍼마이크로 제품을 총 57대 쓰고 있는 것으로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이동통신사인 LG유플러스에 장비를 납품 중인 화웨이 같은 경우도 비슷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는 사례다.

미국은 아예 안보 문제를 이유로 화웨이의 5세대 통신 장비 수입을 금지하기까지 했고, 호주나 인도도 비슷한 이유로 화웨이 제품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