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37명을 태운 버스가 에어컨이 고장난 채로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갑자기 멈춰 섰다.
27일 오후 7시47분쯤, 안동발 구미행 고속버스가 운행 중 경북 군위군 군위읍 사직리 중앙고속도로 하행선에 갑자기 멈춰 섰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이 버스는 이날 오후 7시10분 안동터미널을 출발해 오후 8시30분 구미터미널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탑승객에 따르면 버스는 이미 여러 차례 이상 조짐을 보였다. 안동터미널을 출발한 지 20분 만에 두 차례나 고속도로 갓길에 정차했기 때문이다.
승객들이 항의하자 버스 운전기사는 “부동액이 넘쳐흘렀다”고 설명했지만 에어컨은 작동되지 않았다.
승객들이 곧 찜통더위를 겪어야 했다. 무더위에 참을 수 없었던 일부 승객들은 버스에서 뛰쳐나와 갓길에 위험하게 서성거리기도 했다.
정차 사태가 길어지면서 협심증을 호소하던 40대 남성 승객이 구급차에 실려 구미차병원으로 이송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어린이 2명도 이상 증세를 보여 보호자 1명과 함께 같이 구급차를 타기도 했다.
그러나 버스회사의 대응은 늦었다. 사고 발생 1시간이 훌쩍 넘은 오후 9시4분쯤에야 예비 버스를 투입했기 때문.
승객들은 환불 요구와 버스회사의 늑장 대응에 대해 항의했다.
버스회사 측은 “전부는 안 되고 요금의 50%만 환불해주겠다”며 승객들의 연락처를 받아 사태를 일단락 지었지만 승객들의 불만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
한 승객은 “무더운 여름밤 에어컨도 없이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생고생을 했다”며 “버스회사 측이 차량 안전과 정비에 주의를 더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