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이 경비실 에어컨 설치를 반대하면서 선풍기 한 대로 여름을 버티는 경비원들의 근황이 전해졌다.
지난 5일 MBC ‘뉴스데스크’는 서울 목동의 한 아파트 단지 경비실에서 벌어진 논란 하나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곳은 2,000세대가 넘게 거주하는 아파트다. 이 넓은 아파트 단지에서 경비실은 사람 하나 눕기도 어려운 비좁은 공간만을 차지하고 있다.
가뜩이나 뜨거운 열기가 더 덥게 느껴지는 좁은 공간에서 열을 식혀주는 것은 선풍기 한 대뿐. 취재진이 경비실 온도를 재 본 결과 이날 해당 경비실의 온도는 33.5도였다.
숨 막히는 찜통더위에 경비원들은 지하 1층에 위치한 작은 지하실에 몸을 피해 조금이라도 열기를 식혔다.
경비원은 “위에는 쉴 곳이 없어서 여기서 쉰다”고 전했다.
100명이 근무하는 이곳 경비실에는 에어컨이 한 대도 없다. 또 다른 경비원은 “기대하면 안 된다”며 “‘너 말고도 많다’며 잘라버린다고 한다”고 털어놓았다.
관리사무소는 이에 대해 “반발하는 주민들이 엄청 많다”며 “경비원들 먼저 줄여달라고 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다른 아파트에서 근무하는 경비원들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현재 서울 아파트 경비실의 에어컨 설치 비율은 64%다. 송파구, 관악구, 양천구 등은 50%도 채 되지 않는다.
서울시 관계자는 “‘경비원들이 일을 해야지, 에어컨만 시원하게 있는 곳에 앉아있다’고 항의를 하는 주민들이 있다”고 매체에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