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해야한다” 미혼남녀 비율, 8년새 절반으로 ‘뚝’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미혼 남녀의 비율이 최근 8년새 절반으로 급격히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통계청의 ‘사회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의 13세 이상 국민 중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2010년 64.7%에서 계속 하락하다가, 올해 급기야 48.1%로 떨어졌다.

국민의 절반가량이 결혼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성별로 보면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남성(52.8%)이 여성(43.5%)보다 높았다.

특히 결혼 필요성을 못느끼는 비율은 미혼남녀에서 하락 폭이 컸다.

8년 전에는 미혼남성 10명 중 6명 이상은 결혼해야 한다고 인식했지만 지금은 10명 중 겨우 3명 남짓만이 결혼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의 필요성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미혼여성 비율은 더욱 낮다.

올해 기준으로 미혼여성 10명 중 겨우 2명 정도만 결혼을 해야 한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이처럼 결혼이 필수라고 여기는 미혼남녀가 급격하게 줄어든 것은 결혼하기 어려운 환경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 자문 민관 전문가그룹은 청년세대가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것은 이들이 이기적이어서가 아니라 취업하기 어려운 데다 취업하더라도 ‘괜찮은 일자리’를 얻지 못한 탓이라고 진단했다.

결혼해서 가족을 형성하고 독립된 생계를 꾸리려면 먼저 취업부터 해야 하는데 20∼30대 젊은이들은 취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그룹은 저출산의 늪에서 헤어나려면 결국 안정된 취업활동과 주거환경을 조성하고, 돌봄 부담과 교육비용을 분담해주는 사회보장제도를 확대해 객관적 삶의 조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