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방북한 여권 고위 인사에게도 무례한 농담을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5일 평양 고려호텔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날 10·4 선언 11주년 기념 공동행사가 끝나고 남측 주재 만찬이 열렸다.
리 위원장은 만찬에서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인사들과 식사를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리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을 가리켜 “배 나온 사람한테 예산을 맡기면 안 된다”고 독설에 가까운 농담을 했다.
당시 배석자들에 따르면, 리 위원장은 민주당 한 원내부대표가 “이 분이 우리 당에서 (정부정책) 예산을 총괄하는 사람”이라고 김 의장을 소개하자 “배 나온 사람한테는 예산을 맡기면 안 된다”는 돌발 발언을 했다.
김 의장 풍채를 보고 초면에 대뜸 ‘배 나온 사람’이라고 부른 것이다.
김 의장은 듣기에 따라 기분 나쁠 수 있는 이 말을 별 의미 없는 술자리 농담 정도로 여기고 배석자들과 웃어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민간 방북단이 평양으로 떠나기 전 당국으로부터 ‘북측 인사와 만났을 때 말을 조심해야 한다’고 철저히 교육받은 것을 고려하면 리 위원장의 이 발언은 당혹스러운 것으로도 평가할 수 있다.
민주당 측은 이런 후일담을 통해 최근 논란이 된 리 위원장의 ‘냉면 발언’이 거침없는 그의 성격과 말투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설득하려 하고 있다.
황당한 경험을 한 김태년 의장은 “본질이 흐려진다” “가십을 만들어내지 말라”고 당부하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