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작년 겨울 주민들의 난방까지 강력하게 통제하면서 대기오염 현상 개선에 나섰지만 올해는 무역전쟁의 여파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자 대기 환경 개선 목표를 당초보다 낮춰 잡았다.
이에 따라 중국 북부지역의 공장과 가정 등지에서 초미세먼지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석탄 사용이 늘어나면서 한국에 유입되는 대기오염 물질이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15일 중국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10월에 시작된 본격 난방철을 앞두고 지름 2.5㎛ 이하 초미세먼지(PM 2.5) 감축 목표를 작년 동기 대비 3%로 제시했다. 이는 8월 나왔던 초안 때의 5%보다 완화된 수치.
이런 움직임은 올해 들어 중국의 경기 둔화 추세가 점차 가시화하고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격화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기사에서 “중국이 겨울철 대기오염 방지를 위해 철강 생산과 석탄 사용을 대폭 줄이는 정책을 이어가지 않는 것은 정책 결정자들이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 경기 살리기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중국이 액화천연가스(LNG)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지난달 미국산 LNG에 고율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중국이 대기오염 악화를 감수하고서라도 석탄 소비량을 늘려 나갈 가능성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는 미세먼지가 증가하면서 14일 올해 가을 이후 처음으로 대기 ‘중도(重度) 오염’ 현상이 나타났다.
중국은 대기오염 기준을 ‘양호’, ‘가벼운 오염’, ‘중간 정도 오염’, ‘중도 오염’, ‘심각한 오염’ 5단계로 구분한다.
스티브 임 교수가 이끈 홍콩 중문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중국에서 발생하는 오존과 미세먼지로 매년 110만 명이 조기 사망하고 쌀, 밀, 옥수수, 대두 등 농작물 수확도 2천만t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