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공급·가격 영향 제한적”…정유업계는 경유 판매 감소 우려
장애인과 국가유공자 등 일부 계층에만 허용된 액화석유가스(LPG) 차량 규제가 풀리면서 일반인도 LPG 차량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LPG 차량은 경유나 휘발유보다 미세먼지를 덜 배출하기 때문에 환경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12일 전체회의에서 일반인도 LPG 차량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했다.
이 법안이 다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국무회의 등의 절차를 거쳐 공표되면 그동안 택시와 렌터카,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에만 허용됐던 LPG 차량을 일반인도 살 수 있게 된다.
◇ LPG차 늘면 미세먼지 감축·차량선택권 확대 기대
LPG 차량 규제 완화로 당장 기대되는 효과는 미세먼지 감축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이 2016년에 실시한 실외도로시험 결과에 따르면 미세먼지 발생 원인 중 하나인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은 경유차가 주행거리 1km당 0.560g으로 가장 많았고, 휘발유차 0.020g, LPG차 0.006g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LPG 연료 사용제한을 전면 완화하면 2030년까지 NOx 배출량이 3천941∼4천968t, 초미세먼지(PM2.5) 배출량이 38∼48t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LPG는 연비가 낮은 편이라 온실가스 배출량은 2030년까지 25만5천362∼26만8천789t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세금이 더 비싼 경유 수요가 LPG로 옮겨가면서 정부의 제세부담금 수입이 2030년까지 3천132억∼3천334억원 감소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를 통한 환경피해비용 절감 효과가 제세부담금 감소액보다 195억∼299억원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부는 LPG 사용제한 폐지가 소비자의 차량 선택권을 확대하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경차부터 대형차까지 12종의 LPG 차량이 택시 및 장애인용으로 출시됐기 때문에 규제만 풀리면 일반인도 바로 구매할 수 있다. 중고차 판매 제한이 풀리면서 LPG 중고차 가격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 LPG차 2018년 204만대→2030년 282만대…가격 상승은 제한적
산업부는 일반인의 LPG 차량 구매로 LPG 수요가 늘어나더라도 공급이 충분하고 LPG 가격에도 별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부는 이번 규제 완화로 LPG 차량 등록 대수가 2030년까지 282만대 증가하고, LPG 연료소비량이 79만t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8년 말 기준 국내에 등록된 LPG 차량은 204만대다.
2020∼2040년 세계 LPG 공급 평균 잉여량은 540만t으로 79만t을 공급하기에 충분하다. 국내 LPG 가격은 국내 수요보다 국제유가에 연동되고, 과거 LPG 수요가 증가했을 때도 가격에 큰 변동이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규제 완화에 따른 가격 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산업부는 예상했다.
다만 정유업계는 LPG가 경유를 대체하면서 일부 수입 감소를 예상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12일 현재 ℓ당 LPG 전국평균 가격은 797.80원으로 휘발유 가격 1천358.40원, 경유 1천258.86원에 비해 저렴하다.
한국석유협회는 법안 논의 과정에서 미세먼지 저감효과가 미미하고 제세부담금까지 감소한다는 이유로 규제 완화에 반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