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임대단지 내 어린이집, 10곳 중 1곳서 발암물질 ‘석면’ 검출

By 연유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임대주택 단지 내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석면조사를 실시한 결과 344곳의 어린이집 중 34곳에서 석면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어린이집 석면 조사결과’ 자료에 따르면 2019년 하반기부터 2020년 상반기까지 조사한 전체 344곳 중 34곳에서 석면이 검출됐다.

시·도별로 석면이 검출된 LH 어린이집이 가장 많은 곳은 경기도로, 총 9곳에서 석면이 확인됐다. 대전과 전북에서는 각각 4곳, 인천·충북·경남은 각각 3곳의 어린이집에서 석면이 검출됐다.

석면은 WHO 산하 국제 암 연구기관(IARC)에서 지정한 1군(GROUP 1) 발암물질이다. 우리나라에서 석면 사용은 2007년부터 단계적으로 금지돼 2015년에 전면 금지됐다.

한준호 의원실

한 의원은 “지역본부에서 실시한 어린이집 석면조사에 대해 LH본사에 관련질의를 했으나 LH본사는 석면조사 실시 사실도 알지 못했고, ‘석면 어린이집 현황’도 알지 못한다며 사실상 자료제출을 거부했다”라며 “LH가 석면을 다루는 태도가 무책임을 넘어 무감각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어느 어린이집이 석면건축물인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사이, 자라나는 어린이와 보육교사들은 어린이집 안에서 하루를 보내고 있다”라고 지적하며 “LH는 이제라도 석면 어린이집의 현황을 국민께 낱낱이 공개하고, 석면해체를 비롯한 모든 대책을 철저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LH는 “석면이 검출된 어린이집 34곳 중 15곳은 안전하게 철거를 완료했으며, 나머지는 위탁관리 중으로 향후 어린이집 운영자와 협의를 통해 철거 등 조치 예정”이라고 밝혔다.

CANVA

한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1급 발암물질 석면의 제거 작업 없이 노후 임대아파트 해체 공사를 강행한 사실도 있다.

지난 9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노후 임대아파트 그린리모델링 사업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하는 석면 제거를 하지 않고 아파트 철거를 진행한 사례가 발견됐다.

노후 공공임대주택 등은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에 따라 철거·해체를 할 경우 고용노동부에 등록된 석면 업자가 조사를 거쳐 석면을 제거한 뒤 철거 공사를 해야 한다.

하지만 2020년 리모델링 시범사업을 실시한 8단지는 모두 석면 조사 없이 공사가 진행됐다. 이 중 5단지(7505가구)에서 이후 석면이 검출되기도 했다.

작년에도 사업이 진행된 106단지 가운데 36%인 39단지가 석면 조사 없이 공사가 진행됐다. 이 중 1만 9226세대 규모의 15단지는 석면을 불법 철거한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