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도심에 총성이 빗발치고, 필사적으로 도망치기 위해 비행기에 맨몸으로 매달렸던 사람들이 추락해 그대로 사망하고…
이 모두 21세기, 2021년 8월에 아프가니스탄에서 펼쳐지고 있는 광경이다.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점령하면서다.
이런 가운데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됐던 한국 대사관 직원들은 최태호 주아프가니스탄 대사를 비롯, 전원 탈출했다.
과연 어떻게 탈출한 걸까.
아프가니스탄의 수도이자 한국 대사관이 위치해있던 도시 카불은 해발 1,790미터의 고산지대에 위치해 있다.
카불 주변은 험준한 산맥이라 탈레반의 눈을 피해 육로로 탈출하기란 불가능하다. 강이나 바다도 없어 물길도 이용할 수 없다.
방법은 오직 하늘길뿐. 하지만 현지 공항은 이미 아프간을 탈출하기 위해 몰려온 민간인들로 마비 상태였다. 민항기는 이미 완전히 없었고, 미군 군용기만 겨우 뜨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인들이 어떻게 모두 무사히 아프간을 탈출했을까.
선견지명으로 미리 체결해둔 각서에 따라 한국 공관원들은 미군 헬기를 탔다가 미군 비행기로 갈아타고 제3국으로 빠져나갈 수 있었다.
공습 사이렌이 울리고 1분 1초가 숨 가쁘게 격변하는 긴박한 상황에서 공관원들은 아프간에 남아있는 교민을 보호하다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교민과 함께 비행기를 탔다.
외교부에 따르면, 17일 기준 아프간에 남아있는 한국인은 이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