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남부 해안에서 비닐봉지 80장 넘게 삼킨 새끼고래가 수의사들의 구조 노력에도 불구하고 숨을 거뒀다.
2일 태국 해양연안자원국(DMCR)은 페이스북에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고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이번에 죽은 고래는 새끼 수컷 들쇠고래. 지난 28일 말레이시아 국경 인근 바다 수로에서 스스로 헤엄칠 수 없을 만큼 허약한 상태에서 발견됐다.
현지 당국이 들쇠고래가 바닥으로 가라앉지 않도록 지지대를 설치해 주고, 수의사들이 치료에 나섰지만 4일만인 지난 1일 오후 비닐봉지 5개를 토해내더니 결국 사망했다.
이후 검사 결과, 이 들쇠고래의 뱃속에서는 8kg에 달하는 비닐봉지 80여 장이 쏟아져 나왔다. 현장에 있었던 수의사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번 들쇠고래의 사망은 가장 마음 아픈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태국 해양전문가는 이 들쇠고래가 비닐봉지를 가득 삼키는 바람에 다른 먹이를 섭취할 수 없어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태국은 전 세계에서 일회용 비닐봉지 등 플라스틱 제품 소비량이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다.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바다로 흘러 들어가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고 때로 거대한 쓰레기 섬을 이뤄 바다를 떠다닌다.
이 때문에 매년 거두고래, 바다거북, 돌고래 등 300마리가 넘는 해양생물이 비닐봉지를 삼키고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