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내부고발 “중국 요원 침투…직원들, 정보유출 걱정”

By 이서현

미국 소셜미디어 대기업 트위터에 중국 정보요원이 침투해, 트위터 직원들이 사용자 데이터 유출을 걱정해왔다는 내부고발이 나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법사위원회 청문회에서는 공화당 척 그래슬리 의원이 전직 트위터 보안책임자 피터 자트코를 참석시킨 가운데 이같은 사실을 밝혔다.

그래슬리 의원은 “자트코의 내부고발로 트위터 사용자의 개인정보가 외국 정보기관에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미 연방수사국(FBI)이 최소한 한 명의 중국 요원이 트위터에 근무하고 있다고 트위터에 통지했다”고 말했다.

전 트위터 보안책임자 자코트에 따르면 이 ‘중국 요원’은 중화인민공화국 국가안전부 요원으로 추정된다.

지난 1월 트위터에서 해고된 자코트는 이날 청문회에서 “해고되기 일주일 전, 중국 국가안전부 요원이 트위터에서 급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FBI에서 알려왔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자코트는 또한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트위터 직원들은 중국 요원이 사용자 데이터를 유출할까봐 우려했지만, 트위터는 해당 요원을 색출할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정황상 ‘차이나 머니’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자트코에 따르면, 트위터 내부에는 중국 광고주들로부터 광고수익 창출 기회를 극대화하려는 팀과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따라 중국 내 사업으로 인한 리스크를 우려하는 팀 사이에 갈등이 존재했다.

자트코는 “이는 내부의 큰 난제였다”며 “회사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해외 시장인 중국을 외면하는 것을 꺼렸다”고 덧붙였다.

트위터는 이러한 주장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트위터 대변인은 이날 청문회에서 “자트코의 주장이 모순과 부정확함으로 가득 차 있음을 확인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트위터의 채용 과정이 외국의 영향으로부터 독립적이며 데이터에 대한 접근은 신원조회 및 모니터링 및 탐지 시스템을 통해 관리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자트코는 “나는 기본적으로 (이번 고발에) 내 경력과 명성을 걸고 있다”며 이번 고발이 근거 없는 음해가 아님을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5년이나 10년 내에 좋은 일(보안 시스템 개선 등)이 생긴다면 그럴 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트코는 또한 이날 트위터 임원과 나눈 대화 내용도 공개했다.

그는 한 임원에게 중국 정보요원의 침투와 그로 인한 보안상 우려를 제기했으나 이 임원이 “우리는 이미 (정보요원을) 하나 가지고 있다. 하나 더 있다고 해서 무슨 상관이냐”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중국 국가안전부 요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여전히 트위터에서 여전히 근무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 트위터 최고경영자(CEO)인 파라그 아그라왈은 참석하지 않았다. 아그라왈 CEO는 일론 머스크와의 소송전으로 회사 경영이 위협받고 있다는 이유로 출석을 거부했다.

머스크는 지난 4월 440억 달러(약 61조원)를 주고 트위터를 인수하려했으나 7월 이 인수를 철회했다. 트위터 측이 인수계약 조건을 성실하기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다.

트위터는 계약 해지 혐의로 머스크를 고소했고, 머스크는 트위터가 사용자수를 부풀리고 허위·스팸 계정 수를 축소했다고 비난하며 맞고소했다.

자트코의 내부고발은 트위터-머스크 간 소송전과도 맞물리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청문회 증언에 앞서 지난 8월 자트코는 트위터 경영진이 보안상 허점과 관련해 규제당국을 속여왔다며 고발했다.

이후 머스크는 이 고발 내용이 자신의 사건과 관련성이 크다고 판단, 해당 고발 내용을 자신의 소장에 포함시켜 줄 것을 관할 법원에 요청했다. 법원은 지난 7일 이를 허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