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 등 일본기업들이 중국 생산공장을 이전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를 피하기 위해서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아사히카세이, 코마쓰, 아이리스 오야마, 미쓰비시 전기 등 4개사가 중국 생산기지를 일본·미국 등지로 옮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석유화학 분야 대기업인 아사히카세이는 미국 수출을 위한 수지원료 생산기지를 중국에서 일본으로 옮겼다. 자동차 부품에 사용하는 수지가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산 제재대상 품목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세계 2위 건설장비업체 고마쓰는 중국에 기반을 두고 있는 유압 굴착기용 부품 일부를 미국·일본·멕시코 등지로 옮겨 생산한다고 밝혔다.
일본 최대 생활용품 제조업체로 알려진 아이리스 오야마는 미국 시장용 공기청정기·선풍기 등 가전제품 생산을 내년 완공예정인 한국공장(인천 송도)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회사측은 이들 제품이 아직 미국의 제재대상 품목은 아니지만 미리 대비하려는 조처라고 설명했다.
전기장비를 생산하는 미쓰비시 전기는 미국 수출용 방전가공 설비와 레이저가공기 등을 현행 중국 다롄이 아닌 일본 나고야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해당 제품들은 미국의 제재대상에 포함됐다.
대신 다롄 공장에서는 중국 시장을 겨냥한 제품을 계속 생산한다.
지난 23일 미국과 중국은 각각 상대국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했다. 이로써 지난달에 이어 지금까지 양국은 총 1천억 달러(110조원) 규모의 제품에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과 중국은 일본의 최대 교역국이다.
일본 일간지 재팬타임즈가 일본 대외무역위원회 자료를 분석한 데 따르면, 지난해 일본기업들은 미국과 중국에 총 3천억 달러(330조원)의 제품을 수출했다.
이에 따라 일본 기업들은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이해득실 계산에 분주한 모습이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이 계속될 경우 일본의 수출이 타격을 받을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일부 일본기업은 베트남 시장 개척으로 리스크 분산을 꾀하고 있다.
베트남 경제전문지 베트남투자리뷰(VIR)은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를 인용해, 최근 일본기업 463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0%의 기업이 베트남 사업확장에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