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두 강대국 사이에서 한국은 늘 외줄 타기를 하고 있다.
한국은 미국의 전통적 동맹국이면서 민주주의 국가인 동시에, 중국을 제1의 교역상대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와 매우 비슷한 나라가 호주다.
호주는 미국의 동맹국이면서 민주국가고, 동시에 무역의 40%를 중국에 의존한다.
그만큼 친중 성향이 강했던 호주가 반중으로 돌아섰다. 그리고 한국을 향해 경고하고 있다.
“호주에서 일어난 일들은 한국에서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주권도 위협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난달 23일 방송된 KBS1 ‘시사기획 창’에서는 ‘호주, 중국에 맞서다’라는 주제가 다뤄졌다.
지난 2014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호주를 찾았던 때 가장 앞에 서서 환영했던 호주 전 하원의장 브론윈 비숍.
그런 브론윈 비숍은 최근 “중국은 침략자이다. 중국은 우리 호주를 속국으로 보려고 한다”고 공개 발언했다.
호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호주에서 중국의 인기는 북한보다 아주 약간 나은 수준이다.
현재 호주는 중국으로부터 전례 없는 전방위 무역 보복을 당하고 있다.
호주가 코로나19 발원지에 대한 국제적인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호주의 중국 주요 수출 품목인 랍스터도 무역 보복을 당하는 상황이다.
이에 관해 KBS 취재진은 호주인들의 입장을 알기 위해 현지를 찾았는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랍스터 어업에 종사하는 호주 어민들이 중국을 자극하는 데 두려움을 느껴 한국의 언론 인터뷰까지 거절할 정도로 극도의 불안을 느끼고 있었던 것.
생업과 직결된 어민들뿐만이 아니다.
호주 퀸즐랜드 대학에 재학 중이었던 드류 파블루라는 대학생은 학교 측으로부터 2년 정학을 당했다.
파블루가 홍콩 민주화 지지 시위를 벌였기 때문인데, 사연은 이렇다.
파블루는 “10명에서 15명 정도가 평화적인 시위를 하고 있었는데,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중국 민족주의자들 2~300명한테 둘러싸였다”고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파블루를 공격한 사람들은 굉장히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중국 국가를 부르며 파블루를 폭행했다.
이후로도 그치지 않았다. SNS를 통해 파블루와 파블루의 가족들에게 살해 위협을 가해왔다.
이를 두고 중국 총영사 측은 중국인들의 행동을 “애국 학생들”이라며 찬성하는 지지의 뜻을 표현했다.
또 중국의 관영매체는 “파블루가 중국에 대한 헛소문을 퍼트려 지켜보던 중국인들의 분노를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그런 파블루에게 호주 대학은 폭행 가해자들을 찾아 징계하기는커녕 피해 학생인 파블루에게 정학 2년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호주 학생들은 1만명에 달하는 중국 유학생들이 대학 수입의 20%를 차지하기 때문에 대학 측이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고 중국 편을 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호주 대학 캠퍼스 내에 홍콩의 민주화 지지 게시물을 부착하자, 중국 유학생들은 이를 찢었다.
이에 대학 교직원들이 “주장하고 싶은 게 있으면 남의 게시물을 찢지 말고 써서 저쪽 벽에다 붙이라”고 권하며 “경찰을 부르겠다”고 경고했다.
그러자 중국 학생들은 “우리는 중국 대사를 부르겠다”고 응수했다.
그러니까 호주의 법이나 호주 경찰은 신경 쓰지 않고, 중국 대사가 훨씬 힘이 세다고 믿는 것.
중국이 이렇듯 호주의 민주주의와 주권을 위협하기 시작하자 호주 정부는 스파이 행위와 외국 간섭에 대한 국가 안보법을 개정하며 ‘외국간섭 방지법’을 통과시켜 대응에 나섰다.
“더 이상 안이하게 대응해선 안 된다. 민주주의를 보호하고 강화할 것이다. 호주 사람들이 호주 사람들의 의지대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할 것이다”
이에 중국은 14가지 요구사항을 내세우며 외국 간섭 방지법 폐지를 요구했다. 호주더러 중국의 간섭을 허용하라는 얘기이자, 호주의 국가 주권을 완전히 약화시키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클라이브 해밀턴 호주 평론가는 “중국은 호주와 조화로운 정치 경제적 관계를 원하는 게 아니라 호주를 지배하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호주 안보의 최고위급인사 또한 중국과의 전쟁 가능성을 경고한 상황.
호주 전문가들은 호주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한국에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