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강진 당시 많은 사람을 구해 유명해진 구조견 ‘카오스’가 독살로 의심되는 죽임을 당해 파장이 일고 있다.
30일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카오스의 주인 파비아노 에토레는 이틀 전 자신의 집 정원에서 카오스가 쓰러진 채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새벽 2시까지 카오스의 짖는 소리를 들었던 에토레에게는 충격적인 일이었다.
에토레는 카오스가 독살됐다고 페이스북에 알리면서 “그런 끔찍한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 할 말이 없다”며 허탈해 했다.
셰퍼드 종인 카오스는 지난 2016년 규모 6.2의 강진이 이탈리아 중부 산간 마을을 강타했을 당시 잔해에 깔린 생존자들을 찾아내 ‘영웅 구조견’으로 널리 알려졌다.
두 달 뒤 발생한 근 10년 내 가장 강력했던 노르시아 지진 당시에도 구조 활동에 참여했고, 최근에는 실종된 남성을 찾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이탈리아의 동물권익운동가들은 “카오스는 사람을 구했지만, 이젠 같은 사람들이 그를 독살했다”며 범인을 비난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동물을 학대하거나 죽이는 이들을 더 강력하게 처벌할 수 있는 새로운 법을 만들도록 정치권을 압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정에 참여 중인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 소속 일라리아 폰타나도 “용납할 수 없는 사건이며, 동물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은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줄리아 그릴로 보건장관도 이번 사건을 안타까워하면서, 동물 독살의 배후에 있는 ‘비정한 범죄자들’에 대한 처벌을 확대하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의 도시에서는 이웃집 개가 싫어 고의로 독이 든 미끼를 놓아두는 경우가 흔해, 독살이 개 사망 원인 중 2위를 차지한다.
이탈리아 경찰은 이번 독살 의심 사건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