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기록적인 폭염으로 전력수요가 폭발하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국민들에게 절전을 권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25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높은 전력수요에도 오히려 에어컨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특히 고령자층에서 전기료를 아끼려 에어컨 사용을 꺼리다가 열사병에 걸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은 24일 기자회견에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공급량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며 “지금은 국민들에게 절전을 요청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에어컨을 충분히 틀어 열사병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슈전력은 75세 이상의 고령자가 사는 세대의 경우 8~9월 전기료를 10% 할인해 주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사실 2011년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매년 여름 절전을 요청해왔다. 당시 대지진으로 전국의 원전이 멈춰서고 이에 따라 전력공급이 불안정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3년간은 절전요청을 하지 않았다. 신문은 절전 요청이 필요없게 된 이유를 수요와 공급 양쪽 측면에서 꼽았다. 먼저 수요 측면에선 국민들의 에너지 절약 의식이다.
일본에는 ‘쿨 비즈’라고 불리는 간편복 근무와, 에어컨의 온도를 높게 설정하는 습관이 퍼지면서 기업이나 생산 현장에서도 전력 소비량이 줄게 됐다. 실제로 일본의 오피스 건물이나 백화점 등엔 여름철 실내온도를 28도에 맞추고 있으며 대신 넥타이 없는 가벼운 복장을 권장한다.
이로 인해 일본의 전력소비량은 동일본대지진 이전에 비해 오히려 줄어들었다.
또 공급 면 원인으로 전력회사 사이의 연계 시스템이 강화되면서 여유분의 전기를 서로 융통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면 지난 18일 간사이전력은 폭염으로 인해 전력 공급량 대비 수요량이 98%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자, 예비 전력 확보를 위해 도쿄전력과 중부전력으로부터 약 100만kw의 전기를 긴급 요청해 제공 받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