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유럽 정상들에게 북한 제재 완화 설득을 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와 유럽 51개국의 정상들은 북한에 대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촉구를 강조했다.
1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아셈(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에서 정상들은 북한에 대해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모든 핵무기, 여타 대량살상무기, 탄도 미사일 및 관련 프로그램과 시설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으로 폐기(CVID)할 것”과 북한이 밝힌 완전한 비핵화 공약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CVID는 미국 정부도 북한과의 협상 과정에 ‘잠시 접어둔 카드’일 정도로 강력한 비핵화 요구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북한에 핵확산금지조약(NPT)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 세이프가드(안전조치)의 조속한 복귀와 모니터링 시스템에 협조할 것을 요구했다.
정상들은 지난 18일부터 이틀간 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브뤼셀에서 제12차 아셈정상회의를 개최한 뒤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의장성명을 채택하고 폐막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이 유럽 정상들에게 북한 제재 완화를 설득하는데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문 대통령은 9일간에 이르는 유럽 순방을 통해 한반도 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유럽 정상들에게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 방안을 설득했다. 그러나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유럽 정상 대부분은 문 대통령의 이같은 제안을 거절했다.
한편 이번 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아시아·유럽 51개국 정상 등과의 단체사진 촬영에 참석하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유럽연합이사회본부 내 유로파 빌딩 9층 대기실에서 정상 기념 촬영을 기다리다가 아셈 의전 관계자의 연락을 받고 급히 로비로 이동하려 했지만 “엘리베이터가 오지 않아 지연됐다”고 청와대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