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간 고문에 마취도 없이 강제 낙태”… 美, 탈북여성 동영상 공개

By 이 충민

미국 정부가 한 여성 탈북자를 종교 박해 생존자로 소개하는 동영상을 공개해 북한 인권 문제를 압박했다.

미국은 내년 초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와 무관하게 인권 문제는 지속적으로 거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24일 미 국무부는 해외홍보 사이트인 셰어아메리카(share.america.gov)에 탈북자 지현아 씨를 종교 박해 생존자로 소개하는 동영상을 올렸다. 영상은 한국어 음성에 영어 자막으로 구성됐다.

국제 종교의 날(27일)을 사흘 앞두고 올라온 동영상에서 지 씨는 “북한에 350만 명이 아사할 때 우리 가족도 굶어 죽을 위기에 놓였다”며 “미국과 한국 선교사들이 북·중 접경지역 교회에 쌀과 돈을 가져다 놨는데 엄마가 쌀과 함께 작은 성경책을 가져왔고, 그때 하나님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공교롭게 북한 보위부에 성경책을 빼앗겼고, 보위부에서 물어볼 게 있다고 오라고 해서 갔는데, 가자마자 5시간 고문을 당했다”고 설명했다.

탈북 여성이 북한 보위부에 붙잡혀 구타를 당하는 장면(Dailymail)

지 씨는 “네 번 북한을 탈출했지만 세 번 강제 북송당했고, 첫 아이와 눈도 못 마주치고 강제로 마취도 없이 낙태를 당했다”고 말했다.

지난 12월 지 씨는 유엔 본부에서도 당시 임신 3개월에 강제낙태를 당했다며 “아기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할 틈도 없이 떠나갔다”며 울분을 토했고,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이 교화소에서 부족한 식사로 쥐 껍질을 벗겨 먹기도 했다. 사람들은 설사로 바짝 마른 상태에서 숨을 거뒀다”면서 비참했던 생활을 회고한 바 있다.

동영상에서 지 씨는 “북한 주민들은 신앙의 자유만이 아니라 표현의 자유, 여행의 자유, 아파할 자유마저도 빼앗겼다”고 지적했다.

지난 해 6월 영국 데일리메일은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에 체포된 북한 여성이 극심한 고문과 구타를 당하고 있는 영상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영상에는 지 씨처럼 탈북을 시도하려다 실패한 한 북한 여성이 북한 보위부 관계자에 의해 심하게 폭행과 폭언을 당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이날 미국 국무부 관계자는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2일 ‘평화 흐름에 장애를 조성하려는 정치적 도발’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73차 유엔총회에서 추진 중인 북한인권결의안을 비난한 것과 관련해 “미국은 북한 정부에 의해 자행되는 중대한 인권 침해와 유린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에서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북한인권결의안에는 폭넓은 국제적 합의가 있다”면서 북한의 비난을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