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석탄 반입 3척 더 있어”…美, 한글로 ‘北제재 주의보’

By 이 충민

유엔 안보리 결의상 금수 품목인 북한산 석탄을 국내로 반입한 협의로 조사 대상에 오른 외국 선박이 기존 2척 외에 3척 더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미국 국무부가 한국어로 된 대북 제재 주의보를 발간했다.

미 국무부의 대북제재 웹페이지에 7월 23일자로 게시된 이번 주의보는 한글로 ‘북한과 공급망 연계가 있는 사업체의 위험요소’를 제목으로 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글판 대북 제재 주의보를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월에는 해상 관련 대북 제재 주의보가 중국어로만 번역됐지만 한국어가 추가돼 미국이 사실상 한국을 대북 제재의 ‘구멍’으로 간주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국무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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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주의보가 나온 배경으로는 북한산 석탄의 국내 반입이 꼽히고 있다. 중국 회사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리치글로리호와 스카이엔젤호는 작년 10월, 북한산 석탄 9000여t을  인천항과 포항항에 하역한 것으로로 드러났다.

그런데 이같은 선박이 3척이나 더 있는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 파나마와 벨리즈 등에 선적을 둔 이들 선박 3척은 러시아에서 환적된 북한산 추정 1만5000t의 석탄을 싣고 작년 11월 동해항과 포항항에 입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뉴스 캡처
지난 7월 16일(위)과 18일 원산항 야적장 주변을 촬영한 위성사진. 16일 사진에는 석탄 더미 주변에 트럭이 몰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플래닛=VOA)

관세청은 북한산 석탄 반입 의혹을 받는 외국 국적 선박들이 다시 한국에 입항하거나 영해를 통과할 경우 안보리 결의에 따라 억류 조처를 할 것인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통일부가 제재 위반 소지가 큰 개성공단의 재가동 필요성을 언급하자 미 의회는 초당적으로 “개성공단 재가동은 중대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의회는 최근 이뤄진 북한의 미군 유해 송환 등에도 불구하고 여야를 초월해 더욱 강한 대북 제재를 주장하고 나섰다. 특히 통일부가 지난 1일 ‘개성공단의 빠른 재개’를 거론한 데 대해선 한목소리로 반대했다.

미 상원 동아태 소위원장인 코리 가드너(공화) 의원은 1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개성공단 재가동은 미국 법과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행위”라며 “(공단을) 재개할 경우 중대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산 석탄이 한국으로 반입된 것과 관련해서도 “(혐의가 확인되면) 제재를 위반한 모든 개인과 기업은 제재를 받아야 한다”며 “최대 압박을 완전하고 철두철미하게 집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