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인플레이션을 겪는 베네수엘라에서 생필품을 사는 데 드는 돈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사진이 공개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16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한 상점에서 2.4㎏짜리 생닭 한 마리가 1460만 볼리바르(한화 약 2500원)에 판매됐다고 전했다.
현재 베네수엘라의 월 최저임금이 300만 볼리바르(약 520원)에 불과하다.
베네수엘라는 2016년 말까지만 해도 최고액권이 100볼리바르였지만, 인플레이션 때문에 지금까지 500·1000·2000·5000·1만·2만 볼리바르 지폐를 새로 발행했다.
생닭보다 싼 고기 1㎏을 구매한다고 해도 950만 볼리바르(약 1650원)가 필요하다.
주식인 파스타면은 1㎏에 250만 볼리바르(약 430원), 치즈는 1㎏에 750만 볼리바르(약 1300원), 당근은 1㎏에 300만 볼리바르(약 520원)이라고 한다.
이밖에도 두루마리 화장지 1롤은 260만 볼리바르(약 450원), 생리대 1팩은 350만 볼리바르(약 600원), 기저귀 1팩은 800만 볼리바르(약 1400원)에 팔리고 있다.
따라서 동네 작은 상점들도 전용 단말기를 갖추고 지폐가 아닌 직불카드나 스마트폰으로 물건값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 시민들이 낮은 단위의 돈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베네수엘라의 물가 상승률이 100만%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베네수엘라는 금년 들어서만 50만명이 주변국으로 탈출했다.
세계 최대 산유국 중 하나인 베네수엘라는 한때는 ‘사회주의의 낙원’으로 추앙받았다. 하지만 과도한 포퓰리즘 정책 및 2014년 국제유가 폭락으로 경제가 후퇴하고, 미국 제재까지 겹치면서 지금은 국민 대부분이 쓰레기통을 뒤지는 남미 최빈국으로 전락했다.
(이미지=로이터/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