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아편전쟁이 시작된 걸까.
미국인들의 사망원인 1위로 떠오른 마약이 있는데, 이는 주로 중국에서 유통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발표한 최신 자료에 따르면, 2020년 5월부터 지난해인 2021년 4월까지 코로나와 교통사고, 자살을 밀어내고 ‘펜타닐’이 18~45세, 즉 MZ세대 미국인의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했다.
그간 10대~40대 미국인의 사망원인 1위는 사고사 혹은 자살이었는데 최근에 1위가 바뀐 것.
펜타닐이란 진통제로 쓰일 목적으로 개발된 마약이다. 말기 암환자나 대형 수술을 받는 환자들이 쓰는 마약성 진통제다.
오늘날에 이르러 펜타닐은 병원에서가 아닌 길거리에서 유통되고 있는데, 이는 펜타닐을 미국에 대량 수출하는 중국 때문이다.
펜타닐의 별명은 ‘차이나 화이트(China White)’.
펜타닐의 마약적 상업성을 파악한 중국인들이 미국과 유럽 등에 불법으로 팔기 시작, 이후 여러 서양 국가 거리에 펜타닐이 나돌면서 붙여진 별명이다.
실제 미국 마약단속국은 “현재 중국이 펜타닐을 밀매하는 주요 공급처”라고 콕 집어 지목했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 또한 중국을 펜타닐의 불법 수입원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미국 공영라디오인 NPR이 취재한 결과, 중국의 펜타닐 유통업체들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미국 수출 사업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런 펜타닐의 약효는 너무나 강력해 치사량은 고작 0.002그램에 불과하다. 유명한 마약인 헤로인보다 위험성이 100배 정도 강하다.
2~3번만 펜타닐을 흡입하면 곧바로 못 끊을 정도로 중독성이 강하며, 금단증상도 매우 고통스럽고 심각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만큼 미국과 중국을 둘러싼 펜타닐 문제는 제2차 아편전쟁이라 할 만큼 엄중한 상황.
이에 지난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펜타닐 등 불법 마약의 밀거래로 매년 미국인 수만명이 사망하고 있다”며 제재를 명령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미국 재무부는 마약성 진통제의 불법 제조와 유통에 관여한 중국인 및 중국 기업을 제재했다.
미국 국무부는 ‘장젠’이라는 이름의 중국인 남성을 펜타닐 유통 혐의로 현상수배했다.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자에게는 무려 500만 달러, 한화 약 58억원의 포상금을 걸었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으로 밀수출되는 불법 화학물질을 발견한 적이 없다”며 미국의 펜타닐 문제 제기는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렇다면 펜타닐 문제는 비단 남의 나라 문제에 그치는 걸까.
그렇지 않다. 펜타닐은 이미 한국에서도 암암리에 활발하게 성행 중인 마약이다.
지난 5월에는 펜타닐을 복용한 10대 청소년 42명이 무더기로 입건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심지어 학교 화장실에서 펜타닐을 흡입한 것으로 전해졌다.